'핼러윈 참사'에 전문가 "이태원 상황 예측 가능, 심폐소생술 숙지해야 "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22.10.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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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51명 전례 없는 참사 원인 "명확한 주최 측 없었다"…"과거 핼러윈 시기 이태원 인파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아직 정리 되지 못하고 있다.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현재 사망 151명, 중상 19명, 경상 63명이다. 2022.10.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아직 정리 되지 못하고 있다.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현재 사망 151명, 중상 19명, 경상 63명이다. 2022.10.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사망자 151명이 발생한 압사사고와 관련 전문가들은 명확한 주최 측이 없어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이태원에는 매년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수많은 젊은층이 몰린 장소라는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이 같은 사고에 대비해 올바른 심폐소생술(CPR)이 가능한 수준으로 시민안전 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22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51명이며 이 중 19명은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82명이다. 사상자는 인근 순천향병원 등으로 옮겨졌지만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는 늘어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1시50분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지만 이날 오전 6시50분 대응1단계로 하향했다.



온라인상에선 이번 사고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와 비교되고 있다. 당시 서울 여의도엔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됐다. 당시 서울시를 중심으로 현장에는 소방재난본부, 한강사업본부, 영등포구청, 영등포 소방서·경찰서가 합동해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면서 현장안전을 관리했다.

행정안전부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자체의 장 및 민간 등이 개최하는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인 지역축제에 적용하는 '2021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두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민간 개최 축제를 포함한 모든 축제는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행사 개최 전체 비용의 1%에 해당하는 안전관리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주최가 명확하지 않아 이 같은 매뉴얼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만큼 안전관리 책임자 없이 좁은 지역에 인파가 몰리면서 유례 없는 압사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행안부 재난관리실 관계자는 "보통 사람이 몰리는 행사가 열리면 지자체나 기업 같은 주최자가 있는데 이번 사고 현장엔 사람은 많았지만 이런 주최 측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주최자가 있으면 이들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등이 이뤄지는데 이번 사고의 경우는 이 같은 점에서 다른 행사현장과 큰 차이가 있고, 참사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주최 측이 없어 안전관리 책임자가 없던 점이 큰 원인은 맞다고 본다"며 "하지만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태원엔 매년 많은 인원이 몰렸고, 이번에도 3년만에 '야외 노마스크' 였던 만큼 억눌린 수요 예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또 "이번 사고는 대부분 압박에 의한 심정지가 원인인데 심폐소생술 등을 현장 시민들이 재빠르게 할 수 있었다면 피해규모는 줄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주최 측이 불분명한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심폐소생술 숙지 등 안전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 느낀다"고 강조했다.


응급 전문가들도 현장에서 골든타임 안에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피해규모를 키웠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출신인 박용주 소방청 구급정책협력관은 "신체에 갑작스러운 압박이 가해지면 심정지가 올 수 있고, 심정지가 아니라도 질식으로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현장에서 4분 안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가 가능해야 하는데 골든타임에 대처가 쉽지 않아 상황이 악화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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