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3일전까지 코인거래소 잔액 '2조원'… "이러다 다 죽어"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2.10.06 14:21
글자크기
상폐 3일전까지 코인거래소 잔액 '2조원'… "이러다 다 죽어"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들이 지난 5년간 거래지원(상장) 후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하는 동안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점유율 1위인 업비트의 경우 상장폐지 3일 전까지 잡혀있던 코인 물량은 약 1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들 코인은 상장폐지 당일날 최저 3원까지 급락한 뒤 휴짓조각이 됐다.



상장 직전 치솟는 일명 '상폐빔'을 이용하는 세력과 이용당한 개인투자자의 '놀이판'으로 이용당하는 걸 거래소가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국내 은행계좌를 갖고있는 '5대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부터 2022년8월까지 상장 및 상장폐지 코인 잔액 현황' 등에 따르면 상장폐지 코인의 폐지일 3일 전까지 잔액은 약 2조168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중 334개의 코인을 상장시킨 뒤157개를 상장폐지한 업비트의 잔액이 1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업비트에서는 상장폐지가 예고된 코인들은 일명 '천국의계단'이라며 10~20분 가량 100% 넘게 상승하다가 불과 몇초만에 바닥으로 내리꽂히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들) 현상이 종종 발견됐다.



가상자산업계는 이같은 차트의 흐름을 두고 '매수 봇'을 활용한 세력들의 시세 조작으로 보고있다. 시가총액도 200억~500억원 규모라 가격 변동성이 크고 호가를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흔들기 쉽기 때문이다.

예컨대 프로그램 매매 기업을 도입해 1분당 우상향 3%를 설정한 뒤 1분 내 2.5%만 우상향하면 부족한 0.5%포인트는 '봇'이 채워서 맞춰준다.반대로 개미 매수가 몰려 3%를 넘어가면 '봇'이 팔아서 3%를 맞추는 방식이다. 1분봉 기준 일정한 높이로 상승을 이끄는 방식이다.

이 '봇'은 지정된 최고가에 누군가 매수를 채결하면 즉시 물량을 전부 던지는 방식으로 일명 '하락빔'을 연출한다. 상승그래프를 따라간 개인투자자만 물리는 구조다. 문제는 이런 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해당 거래소인 업비트는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왔다.


빗썸은 264개를 상장하고 72개를 상장 폐지했는데 상폐3일전까지 투자자들이 들고있던 코인 금액은 2215억원 규모였다. 코인원(127억), 코빗(30억7500만원), 고팍스(103억) 등도 일부 투자자들이 상장폐지를 맞으며 피해볼 수 있었다는 의미다.

윤창현 의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왜 거래가 시작됐는지 정보없이 거래소를 신뢰하고 투자했던 많은 분들이 벼락같은 상폐로 큰 손실을 입었다"며 "거래소의 불공정한 제도운용에 따른 피해가 의심되는 만큼 오늘 금융위 국정감사를 통해 점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