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요금 인상안…"적자 축소 어렵다" vs "최선의 인상 폭"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10.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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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요금 인상안…"적자 축소 어렵다" vs "최선의 인상 폭"


한국전력(한전)이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를 축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추가적인 인상안이 나올 여지가 크다며 한전이 내년 하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남아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30일 이미 반영이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분(kWh당 4.9원)에 전력량 요금 추가 인상분(kWh당 2.5원)을 더해 이달부터 적용할 전기요금 인상폭을 kWh당 7.4원으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한전의 올해 4분기 예상 영업적자를 기존 7조2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이어 "4분기뿐만 아니라 3분기 영업이익도 시장기대치(-6조8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인 -1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의미 있는 수준의 영업적자 축소는 올해 안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한국전력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요금 인상이 올해 4분기 이후 반영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올해 예상 연간 전력판매량 55만GWh에 4분기 추정 전기요금 인상 폭 12.7원을 곱하면 이에 따른 연간 매출액 증가 효과는 약 7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4분기 이후 한국전력 적자폭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물가 부담 속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한 정부의 스탠스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전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 발표와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동반될 경우 적자 규모 축소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며 단기적으로 펀더멘털(기업가치)과 주가 간 괴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전이 향후 전기요금 인상을 추가로 단행할 기회가 많다며 이번 인상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란 평가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영업적자 예상치가 30조원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추가 인상 필요성이 절실하다"며 "금번 인상안은 주택용 요금에 대한 인상을 최소화했으며 기존 논의되던 연료비조정단가 상하한 역시 변경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물가 압박을 감안하면 최대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선의 인상폭을 끌어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인상 여력도 풍부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만약 연말에서 연초 사이 기준연료비가 10원/kWh 이상 추가 인상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하로 안정화될 경우 조심스럽지만 2023년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가 가능하다"며 "한전은 환율, 원자재 가격 하락 시 이익을 추가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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