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LFP 배터리 싸다고? 리튬값 대란에 "옛말"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09.2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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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LFP 배터리 싸다고? 리튬값 대란에 "옛말"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이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리튬 비중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가격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한국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와 가격 격차가 줄면서 한국 배터리업계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485.5위안(약 9만7285원)으로 사상 최고 가격을 찍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3배 정도 뛴 가격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가격이 폭등했다. 올해 1~8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326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9.7% 폭등했다. 중국 자동차업계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6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여름 중국 중부 지방의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태로 탄산리튬 정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이 줄어든 것도 리튬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리튬 가격 상승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배터리는 LFP 배터리다. NCM 배터리에도 리튬이 들어가지만 LFP 배터리가 원자재값 폭등에 더 민감한 이유는 리튬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NCM811과 LFP 배터리의 kWh(킬로와트시) 당 제조비용은 각각 63달러, 50달러로 26% 차이났지만 올 들어 리튬 가격이 폭등하면서 10%대까지 줄었다.

배터리 종류를 결정하는 양극재 가격차도 대폭 줄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지난해 11월 NCM811 양극재와 LFP 양극재 가격은 kWh당 33달러, 22달러로 50% 차이였지만 올 들어 10% 초반까지 좁혀졌다.

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테슬라와 포드, 폭스바겐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히면서 LFP 배터리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한국 배터리와 양극재 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극재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이 오르면서 최근 LFP 양극재가 경쟁력 있다는 얘기도 쏙 들어갔다"며 "LFP 양극재 원가 내에서 탄산리튬 원가 비중이 지난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탄산리튬을 쓰고 NCM 배터리는 수산화리튬을 쓰는데 탄산리튬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며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해서 채용하는 배터리이기 때문에 리튬가격이 올라도 완성차업체에서 배터리 가격 연동도 잘 안 해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 가격 상승은 중국 LFP 배터리사들의 실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원자재 가격과 배터리 가격을 연동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와 SK온은 투트랙 전략으로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이 없을 경우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도입하고 전기차용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온도 파우치형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하이니켈 NCM 배터리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NCM, NCMA 등 하이니켈 배터리는 LFP 배터리 대비 회수 금속의 가치도 커 리싸이클 시장이 커지면 중장기적으로도 추가적인 원가 개선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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