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째 0홈런' 36세 거포가 여전히 1위... 美·日과 너무 다르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2.09.0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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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사진=KT 위즈박병호./사진=KT 위즈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 일본프로야구(NPB)는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의 대기록 도전에 관심이 쏠려 있다. 54홈런의 저지와 52홈런의 무라카미는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도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리그 흥행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 KBO리그만은 그런 선수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저지는 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2022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2로 팽팽히 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트레버 메길의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시즌 54호포. 산술적으로 65홈런 페이스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베이브 루스(1927년, 60개)와 로저 매리스(1961년, 61개)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한 시즌 60홈런을 돌파하는 양키스 선수가 될뿐더러 메이저리그 역대 9번째 60홈런 시즌을 만든 선수가 된다. 또한 홈런 65개는 1999년 마크 맥과이어와 같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역대 4위 기록이다.



같은 날 무라카미는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한신과 2022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야쿠르트가 4-3으로 앞선 6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아오야나기 고요의 2구째 직구를 받아 쳐 중월 솔로포를 쳤다. 시즌 52호포. 산술적으로 61홈런 페이스로 이대로라면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당시 야쿠르트)이 작성한 일본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60)을 넘어서게 된다. 이번 홈런으로 1963년 노무라 가쓰야(난카이), 1964년 오 사다하루(요미우리) 1985년 오치아이 히로미쓰(지바 롯데)에 이어 4번째 단일 시즌 52홈런 이상을 기록한 일본 선수가 됐다. 4개만 더 치면 1964년 오 사다하루의 일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인 55홈런 기록을 경신한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무라카미 무네타카(왼쪽)와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AFPBBNews=뉴스1, 야쿠르트 스왈로스 공식 SNS 갈무리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무라카미 무네타카(왼쪽)와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AFPBBNews=뉴스1, 야쿠르트 스왈로스 공식 SNS 갈무리
반면 KBO리그는 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32홈런의 박병호(36·KT)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박병호는 6일 수원 한화전에서도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타율 0.269에 OPS(출루율+장타율) 0.880으로 준수한 활약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8월 3일 창원 NC전 32호포를 쏘아 올린 후 좀처럼 홈런포가 터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만 해도 박병호는 50홈런 페이스로 KBO리그 역대 6번째, 개인 통산 3번째 50홈런 시즌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올해도 KBO리그에서 50홈런 타자를 볼 수 없게 됐다.

그렇지만 박병호를 탓할 수는 없다. 36세의 나이에도 시즌 중반까지 50홈런 페이스를 유지했다는 것이 오히려 대단할뿐 그에게는 홈런 욕심을 부추길 만한 러닝메이트도 없었다. 34일간의 침묵에도 여전히 2위 호세 피렐라(33·삼성)의 24홈런과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박병호의 장타 생산은 독보적이었다.

박병호의 반등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점은 그가 2014, 2015시즌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그에 근접한 토종 거포 유망주가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 2000년대생 거포들이 리그를 이끄는 미국, 일본과 너무 다르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박병호와 비슷한 연배의 최정(35·SSG)과 김재환(34·두산)이 각각 2017년 46홈런, 2018년 44홈런을 기록했을 뿐이다. 1990년대생 이후로는 2018년 강백호(23·KT)가 29홈런, 2021년 양석환(31·두산)이 28홈런으로 그나마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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