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도전인 것 알고 있었다" 50승에 마음 졸였던 외인, 마침내 웃었다 [★고척]

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2022.09.0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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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키시./사진=김동윤 기자에릭 요키시./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에릭 요키시(33)가 6전 7기 끝에 거둔 KBO리그 통산 50승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요키시는 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승(7패)째를 거뒀다. 4-0으로 승리한 키움은 4연승을 질주하며 68승 2무 51패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2019년 KBO리그에 입성한 요키시는 4년 만에 더스틴 니퍼트(102승), 다니엘 리오스(90승), 헨리 소사(77승), 앤디 벤헤켄(73승), 조쉬 린드블럼(63승), 에릭 해커(61승), 케이시 켈리(56승), 드류 루친스키(51승), 제이크 브리검(50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10번째 50승 외국인 선수가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요키시의 KBO 통산 50승 달성을 축하한다. 요키시가 후반기 들어 승운이 따라 주지 않았지만 팀의 중심 투수로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 오늘도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요키시는 "7번째 도전인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오래 걸렸는데 드디어 이뤄내서 정말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염두에 뒀던 기록이었고 팀에서도 내 50승을 주목하고 있었다. 마침내 얻어내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고 마음 졸였던 그동안의 심정을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었던 것도 내 마음이다. 오늘 타선의 득점 지원 덕분에 팀도 이길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1회부터 요키시는 위기를 맞았다. 1회 1사에서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최재훈은 노시환의 유격수 땅볼 타구 때 3루까지 진루했다. 김태연은 요키시의 4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 쳐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이정후가 담장 쪽에 더 가까이 있어 꼼짝없이 안타가 될 뻔했던 상황. 하지만 2루수 김혜성이 어느새 그 자리까지 와 여유있게 타구를 잡아냈다. 요키시는 주먹을 불끈 쥐며 김혜성의 호수비에 환호했다.

이때 장면에 대해 요키시는 "가장 큰 목표가 초반에 실점하지 않고 팀이 리드할 수 있도록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김태연의) 타구 당시 정말 멀다고 생각했는데 김혜성의 넓은 수비 범위를 알 수 있는 그런 플레이였다. 그 플레이 덕분에 다음 공격 때 바로 점수를 냈고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키움 김혜성(오른쪽)이 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1회초 2사 3루에서 김태연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키움 김혜성(오른쪽)이 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1회초 2사 3루에서 김태연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50승 중 가장 뜻깊은 승리는 무엇이었을까. 요키시는 2019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을 꼽았다. 이때 그는 9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첫 완봉승을 거뒀었다(투구 수 105개).


요키시는 "그 경기가 내 KBO리그 경력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기 전만 해도 난 그저그런 커리어였는데 그때 피칭을 계기로 달라졌고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가족이었다. 요키시는 "가족이다. 지난 4년간 한국까지 같이 와 항상 옆에서 날 지지해줬다. 그들이 없었다면 난 50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엄청난 우리 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뤄낸 기록이다. 4년이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닌데 이곳에서 해낼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절친 제이크 브리검과 함께 구단 외국인 투수 최다승 공동 2위에 오른 요키시에게 남은 기록은 히어로즈 구단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하나인 앤디 벤 헤켄의 73승이다. 요키시는 "벤 헤켄이 히어로즈에서 오랜 기간 그 기록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지금 50승을 한 것만으로도 정말 행운이라 느껴지는 나도 이 여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벤 헤켄의 기록을 넘어설지 나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에릭 요키시(왼쪽)와 홍원기 감독이 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승리한 후 50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에릭 요키시(왼쪽)와 홍원기 감독이 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승리한 후 50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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