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강경한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원화 약세가 예견됐다. 지난주에도 1340원 선을 넘겼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로도 거듭 천장을 뚫고 있다.
향후 수급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지난 상반기(1~6월) 국내 증시에서 19조7740억원 매도우위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은 하반기(7월~지난 26일 기준) 들어서 4조9380억원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그러나 환율이 계속 고공행진할 경우 외국인 수급개선을 담보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외국인 매매 패턴은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상회하는 경우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로 순매도를 기록한다"며 "향후 환율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지속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高환율 수혜주' 해운·의류·車도 ↓…"환율=수출 증가? 글쎄"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HMM (16,260원 ▼200 -1.22%)은 전 거래일 대비 1100원(-4.74%) 내린 2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해운업종인 대한해운 (1,779원 ▲6 +0.34%)(-4.02%), 팬오션 (4,960원 ▲145 +3.01%)(-6.22%) 역시 급락을 면치 못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운 업종은 달러 강세 수혜주지만 하락했다"며 "향후 물동량 감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급 악화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의류 업종 대장주 F&F (113,000원 ▲1,800 +1.62%)는 전장 대비 6000원(-4.2%) 하락한 13만7000원에 마감했다. F&F는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데 위안화는 원화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어 오늘날 원화 약세와 무관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한세실업 (19,700원 ▼60 -0.30%)(-5.5%), 영원무역 (48,350원 ▼350 -0.72%)(-3.92%) 역시 동반 하락했다. 역시나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종 현대차 (191,100원 ▲400 +0.21%)와 기아 (81,400원 ▲500 +0.62%)는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2.58%, 1.77% 빠졌다.
이와 관련 최근 환율과 수출 간 관계가 과거처럼 명확하지 않다며 달러 강세만으로 이들 업종 주가를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한국의 종합수출대책발표 예정인 가운데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고환율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면서도 "한국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인 일본 엔화가 지나치게 낮아 뚜렷한 수출 경쟁력 확보에 의구심이 들고, 환율과 수출 증가율의 관계도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글로벌 무역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만의 수출 증가에 획기적인 개선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