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인간은 매일 다양한 꿈을 꾸면 산다. 그것은 때론 하루를 기분 좋게 이끌기도, 또는 불안감 속에 전전긍긍하게 만들기도 한다. 길몽 내지는 악몽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누군가는 꿈이 잠재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뜻밖의 것들을 꿈으로 꾸기도 한다.
그런 꿈이 의인화된다면?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 '샌드맨'은 인간의 꿈을 의인화해 판타지 대서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1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DC 코믹스 닐 게이먼의 인기 소설 '샌드맨'을 모티브로 했다. 원작자인 닐 게이먼이 총괄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도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다. 먼저 '샌드맨'을 보다 재밌게 감상하려면 주인공 샌드맨의 TMI를 알고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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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래된 마법진 일부가 지워지면서 풀려난 모르페우스는 자신을 가둬둔 이를 영원한 꿈 속에 가둬놓는 것으로 첫 복수를 행한다. 이후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간 그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궁전을 마주하게 된다. 모르페우스가 갇혀있던 걸 몰랐던 주민들은 왕국의 주인에게 버림받은 줄 알고 하나 둘 떠나버린 것이다. 끈기있게 자신을 기다려준 도서관 사서의 도움을 받아 그는 왕국을 재건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를 실현하려면 꿈의 도구가 필요하기에 모르페우스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간다.
지옥으로 흘러들어간 투구는 지옥의 군왕 루시퍼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되찾았고, 모래주머니도 제법 수월하게 얻어낸다. 루비는 약간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 가지고 있었는데, 여러 곡절을 겪지만 결국은 찾아낸다. 꿈의 도구를 되찾은 기쁨도 잠시 모르페우스의 부재로 꿈에 혼란이 생기면서 일명 '꿈의 소용돌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태어난다. 21살의 여성 로즈 워커다. 모든 인간의 꿈을 넘나들며 혼란을 야기시키는 존재인데, 세상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돌연변이다. 그로 인해 실제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그의 가까운 지인인 라이타 홀이 꿈 속의 정사로 실제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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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맨'은 주인공 캐릭터의 본질이 '꿈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관념이다. 관념을 의인화한 셈이다. 그래서 본 작품은 꿈 외에도 관념을 의인화한 캐릭터들로 주요하게 이야기를 꾸려낸다. 특히 모르페우스에게는 '영원 일족'이라 불리는 가족이 있는데 그 형제자매들이 죽음, 파괴, 분열 등이다. 설정 자체가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인간 세상과 관념들의 공간을 넘나드는 구현력이 굉장히 볼 만하다. 다크 호러 판타지 특유의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금세 압도된다. 기대하고 봐도 꽤 만족할 만한 완성도 높은 판타지 시리즈다.
'샌드맨'의 원작은 총 10권인데, 이번 시리즈에선 1, 2권의 이야기로만 엮어냈다. 떡밥 가득한 캐릭터가 넘쳐나기에 더욱 흥미로운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봐도 좋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