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은 태국 대표 라면 브랜드 5곳이 이날 각사의 대표 라면 가격을 기존 6바트에서 8바트(약 296원)으로 약 33% 올리고자 상무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타이프레지던트푸드의 선임 매니저는 이날 5개 기업을 대표로 상무부에 '가격 인상' 청원서를 제출한 뒤 "앞서 우리 중 누구도 더 높은 가격에 라면을 판매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 봉지당 6바트'라는 저가 전략 경쟁이 이미 치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치솟은 생산 물가가 다시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며 청원서를 제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타이푸드프로덕트팩토리의 부사장도 비슷한 이유를 들며 "일부 제품이 적자 판매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태국의 밀과 팜유 생산량은 국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팜유 가격은 킬로그램(kg)당 60바트로 전년 동기 대비 3배가 폭등했고, 밀 가격은 전년 대비 20~30% 뛰었다. 마늘, 고추 등 라면 제조에 필요한 기타 농산물 가격도 최대 35% 인상됐고, 포장 등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은 12~1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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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대표 라면 브랜드의 일반 라면 가격이 모두 6바트(약 222원)로 통일된 채 마트에 진열돼 있다. /사진=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태국 상무부는 라면을 '통제 제품'으로 지정한 이후 단 두 차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 1997년 4.5바트에서 5바트로, 2008년에는 5바트에서 6바트로 올렸다.
블룸버그는 "라면은 태국에서 오랫동안 저소득 가정의 필수품으로 여겨졌고, 정부는 이를 고려해 일반 라면을 '통제 품목' 중 하나로 지정해 가격을 통제해 왔다"며 "제조사들은 일반 라면 대신 프리미엄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해 이런 통제를 우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기준 최근 1년간 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라면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빠른 결정을 촉구하며 승인이 없을 시 라면 판매 거점을 국내가 아닌 해외로 전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편 전 세계의 물가상승 흐름에 따라 태국의 소비자물가도 크게 뛰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7.66% 상승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에는 7.61%로 상승 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고물가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