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협상이 길어진 데에는 전 소속팀 미들즈브러와의 이적료 줄다리기 때문이었다. 미들즈브러는 당초 2000만 파운드(약 320억원)의 이적료를 원했는데, 토트넘 입장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너무 과도한 요구였다. 기나긴 협상 끝에 두 구단은 기본 이적료 1250만 파운드(약 200억원)에 옵션 포함 최대 2000만 파운드 조건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골키퍼 벤 포스터(34)마저 2경기에 교체로 나서는 등 이적생들이 잇따라 시험대에 오르는 사이, 유독 스펜스만 콘테 감독의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 EPL 개막전 역시 에메르송 로얄(23)이 선발로 나섰고, 맷 도허티(30)가 교체로 출전해 그 공백을 메웠다. 도허티와 스펜스가 경쟁 구도를 갖추고 에메르송이 방출될 것이라던 현지 전망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렀다.
과거 토트넘에서 선수로 뛰고, 수석코치 역할도 맡았던 거스 포옛(55·우루과이) 현 그리스 축구대표팀 감독은 "스펜스는 콘테 다음 감독을 위해 토트넘 구단 차원에서 영입한 선수"라면서 "감독이 모든 선수 영입에 관여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구단이 차기 감독을 위해 4~5년 뒤를 내다보고 여러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도 일부 영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스펜스를 영입한 건 콘테 감독 체제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선수가 아니라, 콘테 감독이 물러난 뒤 새로 지휘봉을 잡게 될 감독을 위한 영입이라는 것이다. 콘테 감독이 기존의 에메르송과 도허티 체제로 오른쪽 윙백 구도를 유지한 채 스펜스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는 이유이자, 스펜스가 조만간 임대를 통해 팀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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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옛은 다만 스펜스의 영입이 토트넘에 실패 사례로 남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스펜스는 토트넘이 미래를 위해 영입한 선수로, 실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인상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재능 있는 선수로 보이는 만큼 토트넘에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노팅엄 포레스트 임대 시절 제드 스펜스.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