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대통령실…尹, 인적쇄신 없이 '낮은 자세' 메시지 낼 듯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2.08.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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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취임 석 달 지나지 않아, 참모들 분발 촉구할 듯"…도어스테핑서 '낮은 자세 강조' 대국민 메시지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여름휴가 후 복귀를 하루 앞둔 7일 용산 대통령실에 긴장감이 감돈다. 휴가 기간 더욱 하락한 국정 지지율과 사상 초유의 집권 초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으로 혼란이 가중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면서다.

윤 대통령은 복귀 첫 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등을 통해 민심을 수습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장 인적쇄신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휴가 기간에도 논란 속출…지지율 24%로 하락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현재까지 인적 개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은 1~5일 휴가 기간 동안 지방 휴양지에 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며 향후 국정 운영 구상에 골몰했다. 대학로 연극 관람을 제외하면 외부 일정 없이 '재택 휴가'를 보냈다. 그만큼 국면 전환을 위해 고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윤 대통령 휴가 동안 지지율 하락 국면을 끊어가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만 5세 입학' 논란에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 무속인 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과의 면담 여부 등을 놓고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월 1째주 53%에서 두 달 만에 절반 수준(24%)으로 내려앉았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마땅한 반등 요인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일단 관심이 쏠렸던 선수 교체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도 안 된 시점에 대통령실이나 내각의 핵심 인사 교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한 번 직을 맡기면 능력을 발휘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윤 대통령 인사 원칙에도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인적 쇄신 가능성 낮아…대안 적고 시행착오 반복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론 취임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 참모들에게 다시 한 번 분발을 촉구하되 일하라는 당부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한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인적 쇄신을 한다면 대통령실 참모 몇 명과 교육부 장관이 대상인데, 문제는 대안이 있냐는 것이다. 고난을 자임할 대안이 있냐는 것"이라며 "누구든 업무를 시작한 후 한두세 달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지금 교체해) 그걸 또 거쳐야 하는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고 대통령실 운영 미숙함에 대한 지적 여론이 높으니 어떤 식으로 이를 수용할지가 고민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새 인물, 변화, 쇄신이란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새 인물은 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깜짝 인적 쇄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여주기 식으로 사람부터 가는 게 과연 적절한가"라고 했다.

尹, '낮은 자세' 대국민 메시지 전망…경제살리기 주력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8일 '낮은 자세'를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각오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계기는 도어스테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경찰들의 집단 행동에 '중대 국기문란'이라 밝힌 것을 끝으로 '내부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는 등의 이유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상태다.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원론적이지만 진정성을 담은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의 쇄신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도어스테핑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8·15일 광복절 경축사와 취임 100일(8월17일) 계기엔 보다 정제된 대국민 메시지가 발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29일 윤 대통령의 정치 참여 선언 키워드였던 자유, 공정, 상식, 법치 등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초심을 되새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적 채용' 등에 대해 "제 친인척도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있어 예외가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다시 언급할지 주목된다. 광복절 특별사면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향후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경제난 극복이 최우선 당면 과제다. 서민과 취약계층이 고통받거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경제를 살리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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