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쏠 때마다 美 허락받는 韓…과기장관, NASA 국장 만나 한 말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8.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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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장관, 백악관·NASA 수장과 차례로 면담
美 수출통제규정(ITAR) 어려움 전달…"韓 우주개발 위해 탄력 적용하길"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4번째). 빌 넬슨 미국 NASA 국장(왼쪽에서 5번째),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왼쪽에서 6번째),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왼쪽에서 첫 번째) 등이 함께 만났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4번째). 빌 넬슨 미국 NASA 국장(왼쪽에서 5번째),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왼쪽에서 6번째),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왼쪽에서 첫 번째) 등이 함께 만났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대한 한국의 예외 적용을 요청했다. 한국의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에 포함된 미국산 부품 탓에 발사할 때마다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 같은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종호 장관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주요 보직자와 차례로 만났다. 이 장관이 만난 인물은 시라그 파리크 우주위원회 사무총장과 빌 넬슨 NASA 국장 등이다. 미국은 우주위원회에서 민·관·군 등 국가의 우주 정책을 총괄하고, NASA가 우주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파리크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현재 미국산 부품을 사용한 고성능 위성을 한국형발사체로 발사하는 것이 제한된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체제를 탄력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파리크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미국 내 관계기관들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양국은 향후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주랑 '무기수출통제규정'은 뭔 관계?
[고흥=뉴시스] 조수정 기자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위성 모사체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06.21. *재판매 및 DB 금지[고흥=뉴시스] 조수정 기자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위성 모사체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06.21. *재판매 및 DB 금지
MTCR은 1987년 미국 주도로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 만든 다자간 협의체다. 이 체제에서 미국 국무부는 ITAR(무기수출통제규정)를 운영하며 미국산 전략부품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사정거리 300㎞ 이상, 탑재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 완제품과 그 부품에 대한 외국 수출을 제한하는 목적이다. 이들 국가는 우주발사체를 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보고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공위성에는 위성 자세를 제어하는 '자이로스코프'라는 미국산 전략부품 등이 들어간다. 그동안 외국 발사체로 인공위성을 발사해 규제 대상이 아니었지만, 최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개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은 2030년대 초반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하고 있다. 이 착륙선에도 미국산 부품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자체 부품 개발은 물론 외교적으로 ITAR를 풀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장관이 미국 우주위원회 관계자와 만나 규제 예외 적용을 요청한 것이다.

이 장관, NASA 수장 만나 항공우주청 자문 구하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관계자들이 협의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관계자들이 협의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장관은 이날 넬슨 국장에게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NASA인 '항공우주청' 신설 계획을 소개하고 역할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이에 넬슨 국장은 미국의 민간 우주산업 육성 방법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의 국가우주위원회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달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주탐사 공동연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을 위해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양국은 미국 주도의 달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달과 화성 탐사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한·미 민간우주대화를 통해 의견 교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후 올랜도로 이동해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 발사를 지켜볼 예정이다. 다누리는 오는 5일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한국이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면 심(深)우주 탐사에 나서는 7번째 국가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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