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리바바 등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中기업 홍콩행 줄이어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08.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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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알리바바를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알리바바가 10% 넘게 급락했다. 최근 알리바바는 홍콩증시 이중상장을 신청하는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에게 홍콩증시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1일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알리바바 등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 4개사를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는 11.1% 급락한 89.37달러로 마감했으며 7월에만 20% 넘게 하락했다.



SEC의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는 기업은 15영업일 이내에 SEC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알리바바는 8월 19일 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해당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상장폐지 리스크가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 3월이다.



미국 SEC가 지난 3월 11일 '외국회사책임법(HFCAA)'에 따라 바이오기업 베이진·자이랩·허치메드, 반도체 장비업체 ACM리서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얌차이나 등 5개 업체를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한 후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급락했다. 이후 SEC는 바이두, 징동닷컴, 빌리빌리, 핀둬둬 등을 추가하며 모두 159개 중국기업을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포함시켰다.

'외국회사책임법'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외국기업이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리를 받지 않는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을 경우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포함된다. 중국 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3년 연속 해당 명단에 포함되면 강제 상장폐지되기 때문에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은 2024년 초부터 상장폐지될 수 있다.

한편 지난 26일 알리바바는 홍콩거래소에 이중상장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2014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2019년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했다. 2차 상장은 주요상장보다 상장절차가 간편하지만, 중국 본토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 채널인 후강퉁·선강퉁을 통해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데는 제한이 따른다.


홍콩거래소 심의가 끝나고 알리바바가 홍콩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이중상장한 후에는 중국 본토 자금 유입이 증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용 알리바바 CEO/사진=블룸버그장용 알리바바 CEO/사진=블룸버그
장용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더 광범위하고 다원화된 투자자, 특히 알리바바 디지털 생태계 참여자가 알리바바의 성장과 미래를 같이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뿐 아니라 많은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홍콩증시 이중 상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바이오업체 바이진, 샤오펑자동차, 리 오토 등이 이미 이중상장 형식으로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한 27개 중국 기업이 홍콩거래소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팡밍 화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홍콩거래소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의 첫 번째 선택"이라며 "중국 본토 A주 증시에 비해, 해외자금 조달, 투자자 구성, 금융당국 규제, 상장 절차 방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홍콩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일 오전 10시35분(현지시간) 홍콩거래소에서 알리바바는 2.8% 하락한 90.5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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