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쌍 '무료 결혼식' 그 천사 쓰러져…그래도 신신예식장은 열린다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2.07.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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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준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와 아내 최필순씨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1만 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준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와 아내 최필순씨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경남 마산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며 54년간 1만 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준 신신예식장 대표가 투병 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의 근황이 공개됐다.



1967년부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예식장을 운영해왔던 백 대표는 형편이 어려운 부부에게 기본 사진값만 받고 무료로 예식장과 신부 드레스, 액세서리, 신랑 예복, 메이크업 등을 제공해줬다.

그는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미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이같은 선행을 베풀었다. 백 대표는 올해 1월 방송에서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식장 청소, 주차까지 예식장 관련해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백 대표는 3개월 전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다. 아내 최필순씨는 "남편이 쓰러졌을 때 너무 놀랐고 충격을 받아서 밤에 잠도 안 온다. 밥을 먹어도 밥맛이 없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백 대표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후 기존 고객층이었던 중년 부부들뿐만 아니라 젊은 부부들도 늘었다고 했다.

그는 "(남편이) 밤낮없이 일을 많이 하더니 너무 피곤했나 보다. 옥상에 올라간 뒤 안 와서 문을 열고 나가 보니까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최씨는 백 대표가 쓰러진 후 7㎏이 빠졌다고. 그는 "남편이 하던 일을 내가 해보니까 너무 고되다"며 "그런 일을 내가 같이 돕지도 못하고, 혼자 맡겨놨으니까 '내가 너무했구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고 눈물을 흘렸다.

예식장은 백 대표의 뜻을 이어받아 아들 백남운씨가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그는 "아버지가 연세가 드니까 '이제 내가 안 하면 누가 하나' 하셔서 '제가 이어서 할까요'하는 대화를 했었다"며 "그 시점이 빨리 와서 그게 아주 아쉽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씨는 예식장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남편이 병원에 누워계셔서 주례를 못 봐 드린다고 해도 손님들이 '사진이라도 찍겠습니다' 하고 많이 와주시니까 고맙다"고 밝혔다.

아들 백씨도 "아버지가 연세에도 불구하고 투병 생활을 잘 이어가고 계신다"며 "꼭 건강한 모습 되찾을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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