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ATL 'CTP3.0 기린(Qilin)' 배터리 발표영상 캡처화면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내년 1000km 주행이 가능한 'CTP3.0 기린(Qilin)'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사각형 틀에 담긴 각형 특성을 바탕으로 배터리셀을 모듈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팩으로 조립하는 CTP(Cell to Pack) 방식으로 구현해, 공간 활용성과 에너지 밀도를 끌어 올려 이 같은 주행거리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CATL이 강조한 주행거리가 배터리 성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주행거리의 경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무게, 디자인, 주행 시 외부온도, 노면 등에 외부 조건에 따라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또한 효율과 상관없이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종전 기술력으로도 주행거리의 단순 증가는 가능한 상황이다.
/사진=CATL 'CTP3.0 기린(Qilin)' 배터리 발표영상 캡처화면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주행거리보다는 충전 속도 개선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0%에서 80%로 20~25분 충전하는 기술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5년 이내에 15분 내 충전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해당 시간을 점차 단축하면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확보된 기술력이 적용된 배터리를 높은 수율로 양산 시키는 것도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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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이유로 업계 일각에서는 CATL의 이번 발표가 현실 가능한지 의문을 품고 있다. 특정한 조건에서 가능한 제한된 능력을 부풀려 홍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CATL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온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만 봤을 땐 테슬라도 실현하지 못한 혁신에 버금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린 배터리가 출시된 뒤 양산에 성공하고, 전기차에 탑재되면서 검증 과정을 거치기 전까지는 CATL이 강조한 배터리 성능 역시 주장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CATL이 주장한 스펙을 지닌 배터리 양산·납품에 성공하면,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해 온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에너지밀도·주행거리·고속충전 등이 CATL 말대로 원활히 이뤄질지도 의문이지만, 과연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얼마나 안정적일지도 의문"이라면서 "현재 CATL이 공개한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 외부 충돌에 의한 냉각수 유출과 전극 단락 문제 발생 가능성이 커, 사고 발생 시 화재 발생 가능성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