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6%대로 내렸지만 소비자 부담 그대로…왜?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2.06.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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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대로 내렸지만 소비자 부담 그대로…왜?


주요 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단 금리가 6%대로 낮아졌지만 하단 금리는 올랐다. 은행 차주(대출받은 사람) 특성상 하단 금리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받는 소비자가 더 많아 실제 대출을 받는 소비자가 느끼는 이자 부담은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계속 오를 전망이라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금리가 내려갈지 미지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7~6.4%로 나타났다. 금리 상단은 지난 16일 7%를 넘어선 지 약 일주일 만에 다시 6%대로 돌아왔지만, 금리 하단은 같은 기간 4.33%에서 4.7%로 0.37%포인트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출금리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올랐는데, 가장 금리가 높던 우리은행이 상단 금리를 내린 영향이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내부 신용등급 7등급 이내 고객에게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10등급 고객에게까지, 사실상 모두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단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에서 고정형 주담대를 받으면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 소비자는 대부분 신용등급이 우수해 하단 금리 수준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예대금리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한 결과, 실제 취급된 주담대 금리는 낮아졌다. 5대 은행이 지난 5월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고정형, 변동형 포함) 평균 대출금리는 4.048%로 전월 대비 0.06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이들 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2.878%로 전월과 비교해 0.02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은 이같은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지표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 5월 3% 중반(5월말 기준 3.532%)에 머물렀지만 지난 24일 3.948%로 4%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대금리 폭이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대출금리 인하를 지난주부터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부터 은행들이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장담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 대출금리 상단이든 하단이든 모두 상승할 전망"이라며 "은행들이 자체 책정하는 금리인 가산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주고 있지만 역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금리 조정을 통한 이자 부담 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다른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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