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000억 저렴" 부산 부곡2구역, GS건설 택했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2.06.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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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제안한 부곡2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GS건설GS건설이 제안한 부곡2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GS건설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이 시공사로 GS건설 (16,080원 ▼70 -0.43%)을 최종 선택했다. GS건설은 경쟁사인 포스코건설보다 1000억원가량 낮은 공사비를 제안했는데, 조합원들은 향후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더라도 공사비 시작가격이 저렴해야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곡2구역 재개발 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했다. 조합원 총 929명 중 794명(부재자 투표 포함)이 투표에 참여해 이중 474명(60%)이 GS건설에 표를 던졌다. 포스코건설은 313표(39%)를 얻었다. 기권·무효표는 7표였다.



GS건설은 부곡2구역 단지명을 '자이 더 센터니티'로 제안하고 지하 2층~지상 35층, 19개동, 2008가구의 아파트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예정 공사비는 6438억원이다.

부곡2구역은 최근 원자재 가격 등 물가 상승기에 공사비 책정 조건이 핵심으로 떠오른 대표적인 사업장이었다. GS건설은 예정 공사비로 포스코건설보다 1000억원 저렴한 약 6438억원을 제안했다. 현 시점에서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향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다는 조건이었다.



반면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예정 공사비는 약 7424억원으로, 2024년 12월까지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2년 반 동안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공사비를 올리지 않는 대신, 현 시점에서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반영해 책정한 가격이었다.

조합원들은 물가 상승은 어쩔 수 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렇다면 차라리 공사비 시작가격이 낮은 쪽을 택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3~5년 뒤 본계약을 맺고 착공할 시점까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 최초 예정 공사비가 낮아야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부곡2구역은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로 인허가를 비롯해 이주·철거 등 착공 시점까지 밟아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 보통 본계약은 관리처분을 하면서 착공하는 시점에 이뤄지는데, 시공사 선정 이후 평균적으로 3~5년이 걸린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본계약 때 최종 공사비가 정해지는 시점까지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면 공사비가 저렴한 곳이 낫다고 본 것"이라며 "포스코건설이 확정 공사비 조건을 내세웠지만, 2년 6개월 뒤에는 인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공사비 갈등을 겪는 사업장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비사업 현장에 전반적으로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공사 선정 때 예정 공사비와 본계약을 맺을 때 최종 공사비와의 가격 차이, 공사 도중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등 조합이나 시공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상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사업이 중간에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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