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절반 깎아준다고?"...그래도 기름값은 여전히 2000원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2.06.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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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휘발유과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리터당 2190원, 경유를 218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2068.07원, 경유는 2956.49원을 기록했다. 2022.6.12/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휘발유과 경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를 리터당 2190원, 경유를 218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2068.07원, 경유는 2956.49원을 기록했다. 2022.6.12/뉴스1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 중인 유류세 50% 인하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매달 1조원 이상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처럼 유류세를 절반으로 깎더라도 여전히 휘발유 등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해 기름값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회 여·야가 최근 논의 중인 유류세 인하폭 50% 확대가 실현될 경우 유류세 인하 조치를 적용하기 이전보다 세수가 매달 1조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날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류세 법정 최대 인하폭을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별소비세법' 등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 의석수 과반을 확보한 야당도 같은 수준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류세 절반 깎아준다고?"...그래도 기름값은 여전히 2000원
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근거로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50% 낮추게 되면 ℓ당 휘발유 가격에서 유류세가 총 410원이 빠진다. 내달 적용되는 유류세 37% 인하(304원)로 현재보다 휘발유 가격이 57원 내려가는데, 여기서 106원이 추가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에 적용하면 ℓ당 2123원에서 1960원으로 내려간다.



경유 가격은 유류세 50% 인하에도 ℓ당 2000원 가격이 유지된다. 유류세 37% 인하(212원) 시 현재보다 경유 가격이 38원 내리게 되는데, 50% 인하 시 78원이 더 빠진다. 현재 전국 평균 ℓ당 경유 가격 2137원이 2021원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결국 유류세를 절반으로 깎아도 기름값이 2000원 수준에서 크게 내려가지 않는 셈이다. 유류세 인하만으로 과거와 같은 기름값 안정을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류세 인하의 혜택이 기름을 많이 소비하는 고소득층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에너지세제 현황과 쟁점별 효과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유류세 15% 인하 당시 소득 상위 10%는 15만9000원 혜택을 본 반면 소득 하위 10%의 혜택은 1만5000원에 그쳤다.


한편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물가특위)'에는 비공식적으로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물가특위에서 유류세 인하 조정폭을 50%로 늘리는 것에 정부와도 공감대가 있었던 걸로 안다"며 "정부가 '세법 개정안'에 유류세 인하 조정폭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 의원안과 병합해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50% 인하 시 세수가 매달 1조원 가량 빠지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에서 추진하는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언급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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