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팀활동 잠정중단 "8년 전부터 재밌게 작업한 적 없어…괴롭고 쥐어짰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22.06.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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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솔로 활동 예고

/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


세계적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주년을 맞아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당분간 솔로활동 등 각자 개성을 펼칠 시간을 갖는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오후 9시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채널에 공개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앤솔로지 형식의 신보 'Proof'(프루프)를 발매했다. 이 앨범을 끝으로 방탄소년단 단체 활동의 1막을 마무리했다.



멤버들은 숙소 생활에도 이미 마침표를 찍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솔로 활동을 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멤버들은 이 사실을 공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뉴스1) 이동원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해 '버터' 공연을 펼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이동원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해 '버터' 공연을 펼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코로나 영향, 우리 플랜 6번 넘게 어그러져"
RM은 "왜 9주년에 앤솔로지 앨범을 내냐는 말을 친구들에게도 많이 들었다. 팬 분들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다"며 "돌려 돌려 말하지 않고 딱 팩트를 말하자면 원래 (방탄소년단의) 시즌1은 'ON'(온)까지였다. 'ON' 활동을 하고 나서 대규모 월드투어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못 갔던 인도, 호주도 갈 예정이었는데 'ON' 음악 방송을 하며 코로나19가 시작돼 좌절이 됐다. (그래서) 돌파구로, 안 했던 싱글 플랜도 했고 차트나 화제성 면에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슈가는 "이야기를 2년 동안 너무 못했어서 엄청 답답했다. 그걸 이야기할 수도 없고 어떤 선택들을 했을 때 남아 있지 않은 상황들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약간의 미련들. '그래미 어워드'는 노미네이트가 됐는데 한 번 해보자고 하고 안 되고 나서 또 도전해보고. 안 된 상황에서 좀 지쳤던 것 같다"고 거들었다.

슈가는 그러면서 "어떠한 걸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안 해야 하는데"라고 털어놨다.


/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
"K팝-아이돌시스템, 숙성하도록 놔두지 않아"
RM은 "솔직히 그때그때 답답하고 억울한 것도 많았다"며 "우리 플랜이 6번 넘게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이에 진은 "우리도 상황에 따라 항상 바뀌어야 했으니까"고 밝혔다. 정국은 "뭔가 함부로 말하기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많았다"고 거들었다.

RM은 "방탄소년단이 'Dynamite'(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Butter'(버터),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를 하며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내가 항상 가사를 쓰는 것도 그렇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진 거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라고 털어놨다.

RM은 "K팝도 그렇고 아이돌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도록 놔두지 않아야 하는 것 같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아침에 나와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그러면 인간적으로 성숙할 시간이 없다"며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시간을 보낸 다음에 숙성해 나와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는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이제 방탄소년단을 10년 하다 보니까 숙성이 안 되더라. 지금 우리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고 내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위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기자실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해 각각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위싱턴특파원단 제공)2022.6.1/뉴스1  (위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기자실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해 각각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위싱턴특파원단 제공)2022.6.1/뉴스1
"지쳤다? 죄짓는 것 같아…가사도 안 나와"
지민은 "이제서야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려는 것 같고 그래서 좀 지치는 게 있는 게 아닐까"라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 없다. 편하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그래서 지치는 게 있었던 것 같고 조금씩 풀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M은 이에 "지쳤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죄짓는 것 같으니까"라고 말했다.

슈가는 "제일 힘든 게 가사 쓰는 거다. 말이 안 나온다"라며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데 쥐어짜고 있는 거다. 그게 너무 괴로운데 일 자체가 그런 거니까"라고 밝혔다.

특히 슈가는 "난 한 번도 2013년부터 작업하며 한 번도 너무 재밌다고 생각하며 작업한 적이 없다. 항상 괴로웠고 항상 쥐어짰다"며 "근데 지금 쥐어짜는 거랑 8년 전 쥐어짜는 거랑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할 말이 있는데 스킬적으로 부족해 쥐어짜는 것이었고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고백했다.

/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사진=방탄소년단 유튜브 'BANGTANTV'(방탄티비) '찐 방탄회식' 영상
"2013년부터 재밌지 않아, 괴롭고 쥐어짰다"
지민은 "멤버들이 팬 분들한테 팬이라고 하는 것과 아미라고 하는 거, 그런 말을 뱉을 때 하는 의미가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민은 "그동안 우리가 많이 부딪히고 대화하고 싸우고 이런 과정들에 사실 다 팬 분들이 섞여 있었다. 그런 의미를 그냥 곧이곧대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알아 달라는 건 아니고"라며 "이런 이야기를 다 전달할 수 없고 다 말할 수 없고 엄청 슬픈 것 같다.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게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다.

"쉬고 싶다 하면 미워할까봐" 끝내 눈물
RM도 "내가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아서.. 각자 멤버도 마찬가지고 어떻게 하다 보니까 우리가 논현동 작은 데서 살다가 백악관까지 가고"라며 "'Yet To Come' 가사에 다 들어가 있다. 이 버전이 내가 생각하는 이 버전의 우주의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RM은 "난 내가 여전히 하고 싶고 지키고 싶은 건 우리가 같이 함께 진심으로 무대에 서고 회식에서 얘기했을 때 어떤 법칙과 상관없이 행복하게 얘기하고 행복하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울었다. RM의 말에 제이홉, 정국 등 멤버들도 함께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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