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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스타트업의 치트키? 잘못 쓰면 독"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22.06.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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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스타트업의 ESG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선데이 나이트 키플랫폼>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분석한 최근 스타트업들의 ESG 관련 비즈니스 모델 구조<선데이 나이트 키플랫폼>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분석한 최근 스타트업들의 ESG 관련 비즈니스 모델 구조




최근 기업 경영에 있어 ESG가 화두다. ESG는 투자 등을 위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함께 살핀다는 의미다. 즉 기업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환경과 사회에 가치 있게 일을 하는지 함께 본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중에서도 ESG 시장을 기회로 여겨 도전하는 곳이 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상황에 상대적으로 더 적합한 환경 분야에서는 이미 두각을 나타내는 곳들도 등장했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ESG, 그중에서도 환경 분야로 시장 공략에 나선 스타트업의 사례를 살펴보고, VC(벤처캐피털)들이 ESG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피는지 짚어봤다. 이를 통해 ESG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한 스타트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인지 분석했다.



의류, 식기, 욕실용품…다양한 분야에서 ESG 비즈니스 모델 선보여
스타트업은 ESG 중 'E', 즉 환경 분야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곳이 많다. 이는 비즈니스 성과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 초기 창업 기업이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내세우기 어렵고,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구성원이 운영하는 특성상 지배 구조 이슈에서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업이 더 이상 환경을 외면할 수 없는 시대라는 점도 환경은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단지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그린 택소노미(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한 것) 등 새로운 질서에 따라 환경은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로 부상했다.

글로벌 기업, 대기업들 역시 발 빠르게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거나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 기업 규모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이들이 전면적으로 친환경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스타트업 중에서는 특유의 유연함과 민첩함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쳐 친환경을 내세운 곳들도 등장했다. 모든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제조하고, 파트너사도 친환경적인 활동을 하는 곳들만 선택해 거래하는 등 친환경 요소를 극대화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바우워리 파밍'은 미국의 스마트팜 스타트업으로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기후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농산물을 생산한다. 해충 구제 등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고, 농산물의 이동 거리도 줄여 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우워리 파밍은 현재 1000개 이상의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 3억 2500만 달러의 시리즈 C를 비롯해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 루이스 해밀턴, GGV 캐피털 등 36곳의 투자자로부터 8차례에 걸쳐 약 6억 4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특히 2년 연속 매출이 2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바우워리 파밍 사이트의 지난달 월간 방문자는 9만 2536명을 나타냈다.

'홀가닉스'는 800종의 박테리아와 20종의 곰팡이를 사용해 100% 유기 비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화학 비료 대비 물 사용을 줄이고 토양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홀가닉스는 7회에 걸쳐 총 49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F3 테크 액셀러레이터, 벤 프랭클린 테크놀로지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사이트 방문자는 월 3만 명 수준이다.

'아그리비다'는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 기반의 대체 연료와 원료를 생산하는 농업 바이오테크놀로지 스타트업이다. 아그리비다는 17회에 걸쳐 728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바이오 홀딩스, 신젠타 벤처스 등 28곳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샤워기 헤드 제조 기업 '씨러스 샤워'는 물을 작은 입자로 만드는 특허 기술 '클라우드 메이커'를 통해 물 소비량을 최대 75%까지 줄이는 제품을 판매한다. 수자원 처리에도 상당량의 화석 연료가 필요한 만큼 물 소비 효율을 높여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애슬레저룩(요가, 조깅 등의 가벼운 스포츠 활동을 위한 옷) 스타트업 '걸프렌드 콜렉티브'는 사용한 물병, 바다에서 회수한 어망, 천 조각, 기타 폐기물 등을 재활용한 재료로만 제품을 만든다. 제품뿐 아니라 포장재도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다.

"ESG는 스타트업의 치트키? 잘못 쓰면 독"
달라지는 투자자의 눈…ESG 스타트업에 관심
투자자들도 ESG 스타트업에 점차 주목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포럼은 지난 1월 '글로벌 어젠다'를 통해 과거에는 VC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할 때 환경,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점차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 ESG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스타트업 투자 업계를 살펴보면 250개 이상의 VC 펀드와 유한책임조합원(Limited Partners)이 참여하는 '벤처 ESG'가 출범하는 등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벤처 ESG는 ESG를 고려한 VC 추진을 목적으로 한 이니셔티브다.

또 골드만삭스 전 부회장 캐시 미츠이가 이끄는 일본 최초의 ESG 중심 VC 펀드 엠파워파트너스가 출범하고, 고비 파트너스, 쓰리포원캐피탈 등의 VC가 '지속 가능성 고용 책임자'를 선임한 것도 스타트업 투자에서 환경이 중요해졌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VC들은 스타트업의 창업 초기부터 적절한 ESG 도구와 포트폴리오 구성을 지원하면 장기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VC들의 ESG 스타트업에 대한 접근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특정한 사회적 또는 환경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회사를 가려내는 '가치 기반 투자'가 있다. 예를 들어 오염 물질 배출 기업, 담배 제조 관련 기업 등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가치 기반 투자보다 더 적극적인 형태로는 '임팩트 투자'가 있다. 탈탄소, 빈곤 해소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변화를 촉진하는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것이다.

VC들은 ESG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환경, 사회, 지배 구조 각각에 대해 핵심 지표 설정하고 이를 통해 기업을 분석한다.

환경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는 게 대표적이다.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인종, 성별 등에 있어 다양성을 어떻게 실현하는지 여러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지배 구조는 스타트업 이사회에서의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사외이사는 공정한 관점과 회사에 가치를 더하는 업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UN 지속 가능 발전 목표(UN SDGs)'와 같은 참고 지표로 비교·분석하기도 한다. 해당 기업의 업무가 UN 지속 가능 발전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UN 지속 가능 발전 목표는 2015년 제70차 UN 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로, 지속 가능발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했다.

"비즈니스 모델 먼저 고민 후 ESG 고민해야 성공"
전문가들은 이처럼 ESG라는 시대 흐름에 발맞추는 스타트업이 지금 주목받을 수 있지만, 결국은 스타트업도 기업이라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환경의 경우 아직까지 친환경 비즈니스가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많은데 자본력 등이 약한 스타트업이 무조건적으로 추진했다간 자칫 사업 자체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G 비즈니스 모델들은 공통적으로 고객들에게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지키고 지속 가능함을 실현한다는 가치를 전달한다. 다시 말해 고객들이 해당 기업의 제품을 이용함으로써 환경과 사회에 도움이 됐다는 만족감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만약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지거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친환경을 통한 '가치 전달'을 하더라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비즈니스에 있어 중요한 것은 확장성"이라며 "확장성은 고객 세그먼트와 관련 있는데 과연 고객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비즈니스인 만큼 사회적 관점에서의 ESG만 내세워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순서로 볼 때) ESG를 먼저 생각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고민한 후 ESG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전문가는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고 이를 통해 투자를 받아 기업을 키우는데, 이러한 혁신성이 스타트업의 장점"이라며 "스타트업이 ESG를 실현하면서도 동시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선보인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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