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넘어도 군대 갈 수 있다"…궁지 푸틴, 모병 연령제한 폐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5.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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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40세 이상 러시아인도 입대 가능…
러시아, 3월 이후 전쟁 피해 규모 발표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있는 러시아 군인 /AFPBBNews=뉴스1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있는 러시아 군인 /AFPBBNews=뉴스1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 모병 연령 상한제 폐지를 지시했다. 예상치 못한 장기전으로 늘어난 러시아군 병력 손실에 따른 대응 조치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병 대상자의 연령 상한제를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러시아 군복무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지난 25일 러시아 하원에서 통과된 이 개정안은 푸틴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날부터 발효된다.



러시아는 앞서 계약제 군인 모집과 관련 러시아인은 18~40세, 외국인은 18~30세로 연령을 제한했었다. 그러나 이날 푸틴 대통령의 개정안 서명으로 40세 이상의 러시아인도 입대 지원이 가능해졌다.

러시아 정규군은 현재 약 90만명으로, 이 중 40만명이 계약제 군인이다. 나머지 50만명은 의무복무 1년(18~27세 사이)의 징집병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개정안으로 러시아군이 더 많은 기술 전문가들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러시아 당국자는 "고정밀 무기와 군사 장비를 운용하려면 숙달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경험상 그런 전문가가 되려면 (나이가) 40~45세는 돼야 한다"며 "의료·통신·기술 등의 전문가들도 추가로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키이우=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에서 시민들이 전쟁의 상징으로 광장에 놓인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2.05.24.[키이우=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에서 시민들이 전쟁의 상징으로 광장에 놓인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2.05.24.
다만 우크라이나와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의 손실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어 이번 개정안의 목적이 병력 충원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지난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 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고, 영국 정부는 1만5000명으로 추정했다. 9년 동안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러시아군 전사자는 약 1만5000명이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 3월 25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자국군 전사자가 1351명이라고 밝힌 이후 지금까지 피해 규모를 알리지 않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징집병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투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러시아에서 징집된 군인들이 돌연 사라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징집병이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에 가담했고, 이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혔다고 밝히며 징집병의 투입을 인정했다. 다만 국방부는 징집병의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이 공식적인 전략이 아니라고 강조했고, 올봄에 징집된 군인들은 분쟁지역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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