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특히 이날 투자계획을 내놓은 SK그룹과 LG그룹을 합쳐 삼성·현대차·롯데·한화·GS그룹 등 9개 그룹사가 내놓은 국내 투자액만 80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선제투자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난국 돌파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기업이 계획표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국내에서만 올해부터 매년 평균 160조원가량이 투자된다. 연간으로만 따져도 올해 국가예산(607조원)의 4분의 1을 훌쩍 넘어선다.
또다른 재계 인사는 "윤 정부 임기 5년은 에너지, 모빌리티, ICT(정보통신기술) 등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대부분의 분야에서 파괴적인 변화가 발생할 시기"라며 "기업들이 혁신성장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미래 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민관 팀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걸림돌이 없진 않다. 최대 변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다. 물가급등과 금리인상 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 악재가 쌓이는 가운데 기업들의 청사진이 실제 투자와 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고개를 든다.
기업들이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풀고 혁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전기차·자율주행·배터리·에너지 탄소중립 등 차세대 시장 분야에서 앞서가려면 정부의 인프라 지원과 인센티브 제공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원 속에 기업 투자가 다른 기업과 기관 투자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투자를 늘리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