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IPO 실종사건' 전말은…높아진 기술성장특례 문턱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5.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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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IPO 실종사건' 전말은…높아진 기술성장특례 문턱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차갑게 식은 가운데 특히 바이오 기업 상장사례가 급격히 줄었다. 기술성장기업 특례 IPO가 확 줄어든 영향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상장에 성공한 기업 24개 중(스팩 제외) 바이오 기업은 애드바이오텍 (3,310원 ▼145 -4.20%), 바이오에프디엔씨 (14,440원 ▼450 -3.02%) 등 2곳에 불과하다.



힘겹게 상장문턱을 넘었지만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 1월 상장한 애드바이오텍은 19일 주당 49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7000원) 대비 28.9% 낮은 가격이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이날 2만1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공모가 2만8000원보다 22.7% 하락한 수준이다.

두 회사의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률은 올해 상장한 기업 24개 중 각각 1위, 3위다. 신규상장 바이오기업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을 기대하며 투자자들이 몰렸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바이오는 현재 공모시장에서 '찬밥'이 됐다.



이는 금융감독 당국의 심사절차가 강화된 영향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 기술성장 특례기업들을 찾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기술성장 특례로 상장한 기업은 13개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 기술성장 상장사례는 8개로 줄었다. 기술성평가를 통과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넘지 못한 사례도 많다.

최근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해당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본다. 특히 바이오 기업은 상장 이후 '기술'이 '돈'이 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특성이 있다. 거래소 평가 트렌드가 바뀌면서 바이오 기업이 넘어야 할 상장문턱이 더 높아졌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이전 실시하는 기술성평가제도를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평가모델을 제시하면서 업종별 심화형 평가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주식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바이오 IPO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경제를 뒤덮으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먼 미래의 실적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실적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는다. 바이오 기업에 필요한 장기투자의 '비용'이 커진 셈이다.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노렸던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 전략을 우회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공모에 비해 심사통과가 수월한 스팩 합병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원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일단 IPO 시장환경이 달라진 것을 인식하고 적응해야 한다"며 "상장을 추진하는 방식과 전략도 그에 맞춰 수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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