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길·윤제문…음주운전→자숙→복귀 반복한 스타들, 그들은 왜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2.05.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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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우 김새론, 리지, 가수 한동근, 문준영./사진=머니투데이DB, 김새론, 문준영 인스타그램왼쪽부터 배우 김새론, 리지, 가수 한동근, 문준영./사진=머니투데이DB, 김새론, 문준영 인스타그램


연예계에서 음주운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은 대부분 자숙 기간을 거치고, 복귀 이후에도 '음주운전' 꼬리표를 붙인 채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한다. 이들은 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을까.

'만취운전' 김새론, 적발 하루 뒤 사과…"깊게 반성"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배우 김새론(22)은 지난 18일 오전 8시쯤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등을 3번 이상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경찰은 김새론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SUV 차량이 눈에 띄게 비틀거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도주하던 김새론을 붙잡아 음주 측정을 시도했지만 김새론은 채혈 조사를 원했다. 결과는 1~2주 후 나올 전망이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19일 "김새론은 잘못을 깊게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와 불편함을 겪은 분들과 파손된 공공시설 복구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김새론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음주운전' 연예인들, 한순간에 나락으로
과거 음주운전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연예인들은 모두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5월 김새론의 절친으로 알려진 리지(30)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교 교차로 인근에서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였다.

리지는 공판을 앞두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실망시켜 죄송하다"면서도 "택시기사님이 그렇게 다치진 않았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해 대중의 화를 키웠다. 그는 지난해 10월 1심 재판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고 자숙 중이다.

가수 한동근(29)은 2012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에서 우승한 뒤 여러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2018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특히 그가 술에 취약한 뇌전증(간질)을 앓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더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자숙의 시간을 갖던 한동근은 지난해 12월 JTBC '싱어게인2'에 출연했으나 시청자 여론은 싸늘하기만 했다.


김상혁이 지난 3월 출연한 방송에서 2005년 음주운전 적발 당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혔다./사진=tvN '프리한 닥터M'김상혁이 지난 3월 출연한 방송에서 2005년 음주운전 적발 당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혔다./사진=tvN '프리한 닥터M'
그룹 클릭비 출신 김상혁(39)은 2000년대 중반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잘나가던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건 음주운전이었다. 김상혁은 2005년 음주운전 적발 당시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말해 전국민적 질타를 받았고, 이후 10년간 방송 활동을 하지 못했다.

지난 3월에는 그룹 제국의 아이들 리더 문준영(33)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방통행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다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 운전자로부터 신고 당했다. 그는 2018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과거 배우 구재이, 배성우, 박중훈, 유건, 가수 준케이, 방송인 이창명 등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수차례 음주운전 한 스타들, '활동 중단→복귀' 반복
왼쪽부터 배우 박시연, 윤제문, 가수 길, 강인./사진=머니투데이 DB왼쪽부터 배우 박시연, 윤제문, 가수 길, 강인./사진=머니투데이 DB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저지른 연예인도 있다. 이들은 활동 중지와 복귀를 반복하다가 잠잠해지면 또다시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배우 박시연(43)은 지난해 1월 서울 송파구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자숙 기간을 갖고 있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벌금 1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2006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2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2010년과 2013년, 2016년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배우 윤제문(52)은 실형까지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2016년 영화 '아빠는 딸'의 개봉이 연기되기도 했다. 윤제문은 2017년 어렵게 개봉한 해당 영화 인터뷰 현장에서도 술 취한 모습을 보여 뭇매를 맞았다.

힙합 듀오 리쌍 출신 길(44)도 2004년에 이어 2014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활동을 재개했으나 2017년 재차 적발됐다. 길은 2020년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복귀를 시도했지만, 싸늘한 여론에 다시 활동을 접고 인스타그램으로 팬들과 소통 중이다.

그룹 슈퍼주니어 출신 강인(37)은 2009년 음주 뺑소니 사고를 냈다. 2016년에도 음주운전 사고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결국 2019년 팀에서 탈퇴하고 현재 자숙 중이다.

전문가 "연예인들, 윤리적 교육 기회 부족…적절한 치료 필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으로 대중의 등을 돌리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이란 집단 자체가 고립돼 있다"며 "평범한 사람보다 윤리적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하고, 주위에 충고해주는 사람도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기적 교육과 적절한 치료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고 봤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상습적 음주운전은 알콜에 중독됐다기 보다 무분별 사용이라고 봐야 한다"며 "알콜 섭취 이후 충동 조절이 안 돼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거다. 술을 마시면 이성이 억제되고, 뭔가를 억제해야 하는 회로가 고장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 먹고 나타나는 문제 행동은 복합적 요소의 합이다. 술뿐만 아니라 불면증과 불안증 등 다른 문제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정신적인 상태를 평가받고 치료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을 하면 대중의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교육을 받지 못할수록 충동 조절이 어렵다. 특히 연예인들은 감정노동자인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매니지먼트에서 정기적으로 전문가를 통한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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