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아트부산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VIP 사전관람 행사에 참석한 MZ세대 관람객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마트폰 화면에는 해당 작품을 그린 작가명부터 작품명·가격 정보·제작 연도·소속 갤러리·사이즈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경매이력이나 관련 유력 미술 전문지의 평론 같은 쉽게 찾기 어려운 고급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 감상을 넘어 구매까지 고려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이제 갓 '아트테크'에 발을 들인 MZ세대 초보 투자가들이 단 3초 만에 미술작품에 대한 안목을 기른 셈이다.
아티팩츠는 글로벌 대표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초청을 받는 국내 대표 갤러리로 신진 작가 발굴로 이름 난 갤러리 원앤제이를 이끄는 박원재 대표가 고안한 작품이다.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 등의 재테크 투자 단계를 거쳐 이른바 '아트테크'에 눈을 뜬 MZ세대의 진입으로 코로나19(COVID-19) 속에서도 활기를 띠기 시작한 미술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
지난 14일 기자가 찾은 아트부산에 출품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을 직접 아티팩츠로 스캐닝하자 관련 정보가 나오는 모습. /사진=아티팩츠앱 캡처
박 대표는 정보 비대칭성의 해소에 주목했다. 미술이 음악·영화 등 다른 예술분야와 비교해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가 소극적인 측면이 있고 정보도 제한돼 있어 신진 컬렉터들이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아트부산에 걸린 모든 작품의 정보가 공개된다면 합리적인 구매는 물론 미술 소양이 부족해도 숨은 보석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가 아트부산에서 아티팩츠 플랫폼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제공=아티팩츠
아티팩츠가 강조하는 지점은 투명성과 객관성이다. 산재된 데이터를 한 데 끌어모을 뿐 가치판단에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가공하진 않는다. 작품을 더 잘 팔기 위한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술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고, 박 대표의 친구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투자를 결정할 만큼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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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팩츠는 미술품 정보를 공개하는 현 서비스에 더해 관련 페어나 행사를 알려주는 아트캘린더, 작가 포트폴리오를 무료로 만들어주는 아티오리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정보를 습득하고, 신진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손쉽게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다면 미술 다양성이 확보되고 시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