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3년 전 정부가 차단했던 일부 불법정보 유통 사이트의 접속이 재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https 차단 해제를 요청했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정부의 정책 변화'가 이 같은 사이트 차단 해제를 불러왔을 거라는 추론이 퍼지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0일부터 일부 해외 사이트의 접속 차단이 해제됐다. 이번에 차단이 해제된 대상에는 '폰X브' 등 성인물 사이트 등이 포함됐다. 지난 11일 오후 6시에도 접속이 가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https 차단 해제를 요청했었다며 이번 조치가 새 정부의 인터넷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춘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번에 차단이 해제된 사이트들은 2019년 2월 정부가 'SNI'(서버네임인디케이션) 방식을 통해 차단한 곳들이다. 당시 방통위는 방심위의 통신심의 결과를 인용해 불법 해외사이트 895곳에 대해 https 보안접속 등을 활용한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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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는 https 방식의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불법촬영물, 불법도박, 불법음란물, 불법저작물 등 불법정보가 유통되더라도 해당 사이트 접속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가 없어, 법 위반 해외사업자에 대한 법집행력 확보 및 이용자의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었다. 일부 해외 인터넷사이트는 예외적으로 해당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기도 했으나, 이는 표현의 자유 침해나 과차단의 우려가 있었다.
이에 2019년 방통위와 방심위, 7개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가 SNI 기능을 통해 불법 사이트 차단에 나선 바 있다. 이는 각 통신사가 인터넷주소가 암호화되기 전에 SNI 정보를 보고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일어난 일부 사이트의 차단 해제는 통신사별 SNI 방식에 버그(오류)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책변화는 없다"며 "통신사별로 불법 사이트 차단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접속 가능한 경우가 가끔 있다"고 전했다.
방심위는 11일 각 통신사에 불법 사이트 차단 관련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조만간 기존 정책방침처럼 불법 사이트 차단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