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가격 추락에도…거래플랫폼에 새로 1000억 투자한 월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5.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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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웰스파고·BNY멜론,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1억달러 투자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약 3833만원) 밑으로 추락하는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기관 등 월가 큰손들의 암호화폐 투자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씨티그룹·웰스파고·BNY멜론 등 미국 대형 투자은행(IB)은 현지 암호화폐 거래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인 '탈로스(Talos)'에 1억500만달러(약 1340억원)를 출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사모펀드 제너럴 아틀란틱이 주도한 시리즈B 투자 라운드(두 번째 투자)를 통해 탈로스 투자를 결정했다. 또 기존 투자자이자 탈로스 주주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페이팔벤처스·앤드리슨호로위츠(a16z)·캐슬아일랜드벤처스 등도 추가 출자에 나서, 탈로스의 기업가치는 12억5000만달러로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개발자인 안톤 카츠와 에단 펠드먼이 2018년 공동 설립한 탈로스는 금융기관을 위한 디지털자산 거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5월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통해 4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탈로스는 자사 거래 플랫폼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거래(현물·중개·파생상품), 대출, 커스터디(수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플랫폼 확장 및 다양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으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닛케이는 탈로스의 이번 자금조달에 대해 비트코인 급락 등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투자와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월가 대형은행들도 관련 거래 시스템 확충에 서두르며 기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인에 스며든 월가 큰손들…암호화폐-주식 동조화 계속될 듯
탈로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카츠 공동설립자는 "이번 자금조달은 업계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기관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현재 기관들은 여기(암호화폐 시장)에 있다"며 금융기관 등 전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탈로스 플랫폼의 기관 거래량은 전년 대비 20배가 증가했다.


전문 투자자와 월가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암호화폐와 주식 시장의 동조화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비트코인의 최근 40일간 상관관계 지표는 0.82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시장의 움직임이 완벽히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된 주요 세력의 변화가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의 동조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개인 투자자들의 장악했던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 등 전문 투자자들이 계속 유입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이들(전문 투자자)이 장악한 주식시장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계한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이어진 약세에 암호화폐 전체 시장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1조6000억달러(약 2004조원)가 증발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6만9000달러)에서 50% 이상이 빠진 3만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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