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3.1/뉴스1
그러나 개점과 동시에 더현대서울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F&B(식음료) 점포는 모두 3시간 이상 줄을 서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각종 편집숍과 가구, 전자 등 거의 대부분의 점포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더현대서울은 주말 하루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고, 오픈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최단기간 매출 1조원 달성이 더현대서울의 목표다.
스웨덴 스톡홀름 이케아 도심형 매장 전경 /사진=이케아
김 교수는 "더현대서울은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이곳은 내 공간이다'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의 동일시를 제공했다"며 "더현대서울이 다수 소비자들의 '페르소나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더현대서울을 서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키우려 한다.
소비자의 삶과 가장 밀접한 산업인 유통업은 특히 수 많은 업체들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노린다. 마켓컬리는 '건강을 파는 착한 기업'을 지향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JAJU)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며 친환경, 가치소비 등을 내세운다. 구찌·에르메스·디올이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도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풀이된다. 이들 브랜드가 식음료 매장을 통해 단순히 '아무나 못 사는 콧대 높은 브랜드'를 넘어 '장인이 공들여 만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다.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이들 카페, 레스토랑을 방문한 이들이 삶의 가치를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광고 효과도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상품 소비를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식 외에도 장소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원한다. 어디에서 여가를 즐기느냐를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홍대나 건대를 찾는 이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감성을,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과 을지로를 찾는 이들은 힙스터로서 로컬, 희소성, 화제성 등과 같은 요소를 신경 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유통업체들은 업체가 위치한 곳 근방 상권을 부흥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 지역에 힙하고 젊은 감각의 이미지를 부여해 소비자들이 찾고 싶은, 삶을 영위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게 롯데월드타워·몰이 위치한 잠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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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몰 웹진 'GEEP(깊)' 메인 이미지/사진=롯데물산
'GEEP'은 송파구의 아티스트(문화), 콜렉터(패션), 고메(맛집), 익스플로러(지역사회) 등을 소재로 한다. 이를 통해 석촌호수와 서울스카이(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즐기는 '물 멍', '하늘멍', 롯데월드몰 내 입점한 호주식 브런치 식당 '빌즈'의 메뉴 추천을 비롯해 석촌역 근방 제로웨이스트숍 '지미프로젝트'나 송파나루역 근방 와인 미식 레스토랑 '테이블하나' 등 지역 상권을 소개한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나 편리한 위치 등 단순한 요소로 소비자들에게 소구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소비자가 탐낼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게 최신 트렌드이자 유통업계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