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오다니"...올해 한국 1인당 GDP, 일본 추월?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2.04.29 17:28
글자크기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일본 엔화가 달러 대비 20년 만에 최저를 경신하며 밀렸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29% 올라 129.27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1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30엔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2022.4.20/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일본 엔화가 달러 대비 20년 만에 최저를 경신하며 밀렸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29% 올라 129.27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1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30엔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2022.4.20/뉴스1


일본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2% 이상 더 떨어진다면 당장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IMF(국제통화기금)의 세계경제전망(WEO)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인당 명목 GDP 전망치는 4199만4839원, 일본의 올해 1인당 명목 GDP 전망치는 444만9522엔으로 추산됐다. 100엔당 964.59원인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일본의 1인당 GDP는 4291만9646원으로 한국보다 불과 100만원 가량 높은 상황이다.



만약 엔화 가치가 최근 추세대로 하락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가 일본을 넘어설 수도 있다. IMF의 올해 GDP 전망치가 적중한다고 가정할 때 원/엔 환율이 100엔당 943원 아래로 내려갈 경우(원화 강세) 한국의 1인당 GDP는 일본을 추월하게 된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현 수준보다 2.2% 넘게 절하되는 경우다.

최근 엔화는 가파르게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3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115.33엔이었으나 이날 기준 130.33엔까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130엔을 넘은 것은 2002년 4월 이후 20년 만이다.



엔/달러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과 4개월 만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5.3%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일대비 16.6원 내린 1255.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3일 1191.8원이었다.

엔화 가치가 원화에 비해 연초 대비 3배 더 크게 하락한 셈이다. 엔화가 그동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과 반대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유럽, 한국 등의 중앙은행도 매파적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AFP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 28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1%,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하는 현재의 초완화적 금융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고물가에도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나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원로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 국립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는 "1달러당 135엔이 되면 일본은 한국·이탈리아보다도 가난한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달러 환산 1인당 GDP가 역전되기 때문이다.

꼭 엔저 때문이 아니더라도 오는 2027년엔 한국이 1인당 GDP 기준으로 일본을 제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아시아경제 중기예측' 보고서에서 한국이 2027년 일본을 제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35년 한국의 1인당 GDP는 6만달러를 넘어서는 반면 일본은 5만달러대에 머물 것이란 예상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