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소비자금융으로 시작해 20년 만에 대기업됐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04.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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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기업집단 지정]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OK금융그룹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OK금융그룹


조그만 대부업체에서 시작한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이 되는 '신화'를 썼다. 2002년 '원캐싱'이란 대부업체로 시작한 지 약 20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사업이익 증가 등을 이유로 OK금융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공정위는 공정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OK금융그룹은 앞으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집단 현황·대규모 내부거래·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등 공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도 금지된다.

OK금융 관계자는 "관련 법규에 따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만큼, 발생하는 공시 의무 등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OK금융그룹은 OK저축은행을 비롯해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옐로우캐피탈대부 △비콜렉트대부 △오케이캐피탈 △오케이벤처스 등 금융계열사 15곳과 △오케이데이터시스템 △오케이신용정보 등 비금융 계열 4곳 등 총 1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지난해 기준 5조2260억원 수준이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의 일반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계열사 자본총액을 더한 것을 뜻한다.

전체 계열사 자산총액은 21조7020억원, 자본총액은 5조2090억원이다. 부채총액은 16조4930억원으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316.6%다. 전체 회사 매출액은 2조2170억원, 당기순이익은 6030억원을 기록했다.


OK금융그룹은 단시간 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에선 신한저축은행, KB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태광저축은행, DB저축은행 등이 대기업집단 소속 저축은행으로 분류돼 있긴 하지만, 이들 회사는 금융지주나 대기업 소속 자회사여서 저축은행·대부업 등 순수 제2금융업을 기반으로 대기업집단에 오른 OK금융그룹과는 차이가 있다.

OK금융그룹은 재일동포 3세 최윤 회장이 2002년 설립한 대부업체 '원캐싱'에서 출발했다. 최 회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불고기 요리집인 '신라관'을 운영했다. 요식업을 하며 큰 돈을 번 그는 1999년 '모국을 위해 사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원캐싱을 세웠고, 2007년에는 7개 자회사를 통합해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를 설립해 사세를 확장시켰다.

최 회장은 더 큰 꿈을 꿨다. 대부업에만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한 최 회장은 2014년 7월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최 회장은 인수한 저축은행 사명을 OK저축은행으로 바꾸고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OK저축은행은 출범 2년 만에 자산 규모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최 회장의 '모국 사랑'은 그룹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 회장은 2019년 사명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서 OK금융그룹으로 바꿨는데, 여기서 OK는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약자로 '토종 대한민국 저축은행'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OK금융그룹은 그룹의 시초인 대부업을 청산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철수를 완료했고, 오는 2024년까지 러시앤캐시를 청산한다는 목표다. 종합금융사로 도약하는데 대부업이 이미지 등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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