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 중 1명꼴…'미토콘드리아 유전병' 치료, 길 열렸다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2.04.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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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아데닌 염기교정 기술 세계 첫 개발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TALED의 아데닌 염기 교정 모식도. /사진=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미토콘드리아 DNA에서 TALED의 아데닌 염기 교정 모식도. /사진=기초과학연구원(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는 유전체 교정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아데닌(A) 염기 교정 도구인 'TALED'(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linked Deaminase)'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염기 교정 도구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날 경우 5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유전질환뿐 아니라 암·당뇨병·노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95개 중 90개는 DNA 염기 하나가 변이된 '점 돌연변이'다. 점 돌연변이를 원래의 염기로 교정하면 대부분의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IBS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에서 A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점 돌연변이 39개(43%)를 고칠 수 있어 미토콘드리아 DNA의 표적 범위를 늘렸다.



조성익 연구원은 세균에서 유래한 'DddA 시토신 탈아미노 효소'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DddA와 아데닌탈아미노효소(TadA 8e)를 융합한 염기 교정 기술 TALED를 제작해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아데닌 염기 교정에 최초로 성공했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DNA 4대 구성요소(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아민) 중 하나인 구아닌이 없는 경우, TALED를 통해 아데닌을 구아닌으로 교정할 수 있다. 'GO'(가다)라는 영단어가 'AO'로 잘못 적혀있을 경우 'A'를 지우고 'G'를 새로 넣어 교정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나아가 시토신 탈아민화 효율을 높이는 UGI(Uracil-DNA glycosylase inhibitor) 단백질을 TALED에 융합하면 시토신과 아데닌의 염기 교정을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UGI가 없으면 시토신 염기교정은 일어나지 않고 아데닌 염기만 교정됐다. 결과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 도구 2가지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총 17개의 미토콘드리아 DNA 내 표적 염기서열에 대해 TALED를 만들어 검증하했고 최대 49%에 달하는 높은 아데닌 교정 효율을 확인했다.



김진수 전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교신저자)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TALED는 다른 세포소기관인 엽록체에서도 작동 가능해 식물에도 적용 가능한 만큼 바이오제약·생명공학·농림수산업·환경 산업에도 폭넓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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