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한 건 중국인데…" 왜 세계 경제까지 답답한 거야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4.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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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벼랑끝 中 '제로 코로나'③

편집자주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집단 봉쇄가 풀릴 시기도 기약할 수 없다. 생필품난은 심화되고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을 넘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상하이의 텅 빈 거리에 방역요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AFP=뉴스1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상하이의 텅 빈 거리에 방역요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AFP=뉴스1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정책에 세계 경제도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시진핑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주요 도시의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것이 세계 경제위기로 이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재확산세에 경제수도인 상하이까지 봉쇄하는 고강도 방역규제에 돌입하면서 중국 경기는 급속히 둔화했다. '세계의 공장', '세계 경제 2위국'인 중국의 경제 위기는 세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은행(WB)은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 등을 이유로 올해 동아시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4%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WB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중국이 경기 부양에 실패하면 동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고조된 공급망 불확실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세계 경기 둔화를 경고한다.



"봉쇄한 건 중국인데…" 왜 세계 경제까지 답답한 거야
중국의 봉쇄 조치로 테슬라 등 주요 기업의 현지 공장 운영이 중단돼 목표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한 가운데 트럭 운행, 항만 가동 등에도 차질이 생겨 공급망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거란 의미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지난달 초 선전의 봉쇄정책으로 현지 아이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었는데, 이 여파로 올해 매출이 최대 3%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15일째 봉쇄 중인 상하이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구를 보유한 곳이자 세계 항공물류 중심지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상하이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만 47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이상으로, 1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항공 분야에서는 푸둥국제공항이 지난해 324만톤(t)의 국제화물을 처리해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 3위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에 중요한 장소들이다.

중국 당국은 앞서 상하이의 단계적 봉쇄에도 해운, 항공 등의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항구, 공항으로 연계되는 육상운송과 주변 창고 폐쇄로 물류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또 운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등 여러 장애물이 생겨 항공기, 선박이 오래 묶이게 됐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세계 해운 데이터 제공업체인 배슬스벨류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 시작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기준 상하이 주요 항구에서 대기 중인 선박의 수는 2주 반 전보다 5배가량 는 300척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상하이 당국이 봉쇄 종료일을 언급하지 않는 사실상 무기한 봉쇄 연장을 발표하기 전 나온 수치로, 현재 대기 선박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발 봉쇄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으로 현재 세계 경제의 최대 걸림돌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기반 화물 예약서비스 플랫폼인 프레이토스의 즈비 슈라이버 최고경영자(CEO)는 "(도시) 셧다운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추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줄 수 있다"며 상하이 도시 봉쇄 이후 상하이로 향하는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상하이-북유럽 간 항공 화물 운임은 봉쇄 전보다 43%가량 급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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