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크]'NFT 시장' 군침 흘리는 카드사…왜?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04.09 06:18
글자크기
핀토크 /사진=머니투데이핀토크 /사진=머니투데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빅테크(대형IT기업) 공습 등으로 업황 전망이 어두워져 '새판 짜기'에 들어간 카드사들이 앞다퉈 NFT(대체 불가능토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더 이상 본업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카드사들이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다. 단순 이벤트 제공 뿐 아니라 NFT 관련 상품 개발과 운영까지 뛰어들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NFT 거래 플랫폼인 'NFTbooc'(늪트북)을 오픈했다. 늪트북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이더리움 기반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있는 본인 소유 NFT를 조회할 수 있는 앱(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는 NFT 조회 월렛(지갑) 기능을 제공 중인데, 앞으로 거래 플랫폼 형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와 함께 NFT 기반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출시도 추진 중이다. 이 카드로 오프라인에서 특정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상품이 NFT로도 발행된다. 이때 생성된 NFT를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인 '세컨블록'에서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도 신한플레이(pLay) 앱 내에 '마이(my) NFT'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객이 소장한 물건이나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NFT로 등록하고,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이달 말 아트페어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를 개최하고 최근 미술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NFT 작품을 전시하는 '디지털 아트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금융권 최초로 'NFT 공모전'을 열고 있다. 유망 신진 작가를 대상으로 NFT 창작 캐릭터를 공모 중이다. 수상자에게는 창작 캐릭터 NFT 발행과 최대 1000만원의 상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향후 리브메이트 내 메타버스 공간에서 입상작을 전시하는 등 NFT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비상장 (14,000원 0.00%)는 공연·전시 등 회사의 강점이 있는 문화 콘텐츠 사업에 NFT를 접목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공연에 'NFT 티켓'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또 회사의 NFT 기반 문화마케팅 활동 소식을 전하는 채널인 '현대카드 민츠(MINTS)'를 운영 중이다. 민트(mint)는 '화폐를 주조하다'는 뜻으로 최근에는 'NFT 발행'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NFT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는 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빅테크들의 도전으로 업황 전망이 어두워진 데 따른 대응책의 하나다. 특히 NFT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의 접점을 넓혀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높은 관심도에 비해 아직 NFT가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NFT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NFT 관심이 예술이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연쇄적인 분야 관심을 충족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카드사들의 목표인 만큼,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NFT 서비스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