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빅뱅 '봄여름가을겨울' 뮤직비디오 스틸컷
따뜻한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메탈록 장르의 '봄여름가을겨울'은 담백한 기타 리프와 감성적인 코드 진행으로 구성됐다. 힙합 알앤비를 뿌리로 뒀던 여러 전작들과는 다름이 엿보인다. 때문에 랩이 주요했던 기존곡들과 달리 보컬에 더 힘이 들어갔다. 메인보컬인 태양이 도입과 피날레를 장식하며 감성을 운반하는 데 주력한다.
사진출처=빅뱅 '봄여름가을겨울' 뮤직비디오 스틸컷
'봄여름가을겨울'은 빅뱅이 청자에게 전하는 명백한 회개와 사죄다.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에라 모르겠다' '삐딱하게' 등 일탈을 통한 거친 사운드가 주 장기인 그룹이나, 그룹에 대한 대중의 불편한 시선을 살피며 서정적인 노래를 내놨다. 노골적으로 용서를 구하는 건 아니나, 현재 분위기를 살핀 최적의 사운드를 구성하며 최대한의 불편함을 밀어낸다. 아마 이들이 글로벌한 영향력을 고려한 화려한 복귀전만 노렸다면 '뱅뱅뱅'과 같은 호화로운 사운드를 내놓았을 것이다. 대신에 이들은 최소한의 밴드 사운드와 "아름답던 우리의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향수를 일깨우는 가사로 감동 포인트를 주요하게 만들어낸다.
빅뱅은 곡마다 자신들의 세계를 설계하고, 그곳의 주인공으로 활약해왔다. 남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인생 즐기며 사는 '판타스틱 베이비'였고, 행성으로 날아가 황홀경의 쾌락을 즐기는 '배배'였다. 심지어 '에라 모르겠다'에서는 여자에게 금세 싫증을 내는 나쁜 남자를 자청하기도 했다. 마치 이성을 놓은 것 같은 시도들 사이로 빅뱅은 착한 음악을 통한 인기 견인을 배척해왔다. 보다 대중의 은밀한 취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사랑 받았고, 때문에 아이돌이라기보다 아티스트로 더 자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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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빅뱅 '봄여름가을겨울' 뮤직비디오 스틸컷
대중은 구설에 오른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불편해한다. 그러나 여러 논란을 겪고 4년 만에 돌아온 빅뱅에게는 음원차트 1위를 쥐어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봄여름가을겨울'로 확인된 빅뱅은 이미지가 아닌 음악성이 팀의 동력으로 자리한 그룹이라는 걸 재차 증명한다. 메탈록에 시(詩)적인 서정성을 얹어 음율의 미학과 눅진한 감수성을 엮어내는, 새로운 도전과 어느 정도의 대중성을 섞어내는 타협의 방식으로 그들만의 음악성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 타협 지점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봄여름가을겨울'은 빅뱅 부활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확신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