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Xi)' 건너뛰고 오미크론…WHO 다음 변이에 어떤 이름 붙일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3.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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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20일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20일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미크론발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지만 오미크론에 이은 새 변이 바이러스 경고등은 이미 떴다. 6개월마다 새 변이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오미크론 후속 변이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가 의료계에서 나온다. 변이 명칭이 그동안 그리스 알파벳 순서를 따랐기에 다음 변이의 이름은 '파이'다.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이기도 하다. 파이 변이의 독성은 오미크론만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전파력과 중증도가 함께 올라간 델타 변이와 같은 진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8일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델타크론' 변이에 대한 보고가 되고 있다"며 "오미크론의 세부 변이도 재조합을 일으켜서 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델타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 등 변이가 확산된다. 특히 한 달 전만해도 국내에서 검출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한 스텔스 오미크론은 이제 우세종이 됐다. 전파력이 오미크론보다 강해 유행 규모와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일 뿐이다. 델타크론도 델타와 오미크론의 '잡종 변이'일 뿐이다. 방역당국과 의료계가 걱정하는 변이는 델타와 오미크론에 이은 '신종 변이'다. 의료계에서는 널리 퍼질수록 진화하는 바이러스 특성 상 신종 변이의 등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30일 서울 송파구보건소를 찾은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PCR검사를 위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2만464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확진자는 전날(29일) 34만7554명보다 7만7087명 증가했고, 전주(23일) 49만802명보다 6만6161명 감소했다. 2022.3.30/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30일 서울 송파구보건소를 찾은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PCR검사를 위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2만464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확진자는 전날(29일) 34만7554명보다 7만7087명 증가했고, 전주(23일) 49만802명보다 6만6161명 감소했다. 2022.3.30/뉴스1
신종 변이는 어떤 이름을 달고 등장할까.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WHO)는 새 변이가 나올 때마다 그리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이름을 지었다. 오미크론 등장 직전까지 12번째 알파벳 뮤(μ)까지 이름 붙여졌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새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다음 글자인 뉴(NU)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 변이는 뉴와 14번째 알파벳 크사이(Xi)까지 건너뛰고 15번째 오미크론(Ο)으로 명명됐다. WHO가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지을 때 글자를 건너뛴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WHO는 뉴(NU)가 영어 뉴(new)와 혼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크사이(Xi)였다. 크사이의 영어 발음인 시(Xi)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어권 발음인 'Xi'와 동일해 WHO가 일부러 건너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WHO는 "시(Xi)가 흔한 성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특정 문화, 사회, 국가, 지역, 민족, 직업군에 대한 공격을 방지하는 질병 명명법을 따르고 있다"고 AP통신을 통해 해명했다.

WHO가 이전처럼 '건너뛰기'를 하지 않는다면 오미크론에 이은 다음 신종 변이의 이름은 알파벳 순서상 '파이(π)'가 된다.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이기도 하다.

의료계에서는 파이 변이가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균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변이가 도래한 '6개월 주기'에 근거한 추정이다.


일단 파이 변이는 독성은 내려가고 전파력은 올라간 오미크론식 변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 변이의 중증화율은 최근 감염자가 늘어난 데다 백신 접종율이 높은 만큼 감소할 것"이라며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은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인 전파 능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성과 전파력이 동시에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전파력이 커지고 중증도는 떨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왔지만 델타처럼 전파력과 중증도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예측이 항상 맞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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