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한 삼성전자, 현대차, 카카오 관련 이미지/사진=각사
성장주냐 가치주냐. 그것이 문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락한 성장주가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에서 동시에 반등하고 있지만 작년 고점에 물린 개미들의 계좌는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6년을 이어온 성장주 강세장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막을 내릴 것인가. 투자 좀 해봤다는 왕개미, 불개미, 묵은 개미, 왕거미까지... 요즘 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개인은 이들 종목을 신규로 샀다기 보다는 하락 구간에서 비중확대(일명 '물타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민주'로 불리는 카카오의 경우 지난 1월28일 8만2200원까지 밀렸다 10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작년 6월 기록한 17만원대 주가를 고려하면 아직도 고점 회복이 요원하다. 한국의 동학개미가 간절히 기다리는 성장주 강세장은 올해 다시 올 수 있을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횟수와 가이던스 제시, 전쟁 합의 가능성, 원자재 가격 폭등세 진정 등 대외변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최근 성장주가 일부 반등했다"며 "다만 이러한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원자재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불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를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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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금리인상기에 성장주는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올해 미국 연준은 최소 6회 이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성장주에 희망을 품고 있으며 전략가들은 "성장주 강세장은 끝났다"고 쉽게 선언하지 않는다.
성장주는 성장이 희소할 때, 즉 경기침체기에 강세를 보인다. 성장 기업이 드문 경기 둔화기나 침체기에는 고성장을 이뤄내는 기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 성장주 몸값은 하락한다. 그런데 지금은 금리인상기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러시아 전쟁 이후 고물가 속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제로 경기가 침체된다면 성장주 강세장이 다시 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가 성장 대신 '인플레이션 종식'을 선택하면서 지금까지는 '물가 우려'가 더 컸지만 향후에는 '성장 둔화'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성장주와 가치주가 혼재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이 '인플레 종식'을 선택했다는 것은 수요확대를 포기했다는 뜻이며, 향후 수요 둔화와 이에 따른 장기금리의 상승 둔화가 나타나겠다"며 "결국 이는 낙폭과대 성장주에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플레 파이터'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경우에는 성장주가 다시 강세장을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상태로 약한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67포인트(0.21%) 오른 2746.7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1.24포인트(0.13%) 오른 939.07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10거래일 중 6일 오르고 4일은 하락했다. 투자심리도 60%로 뜨뜻미지근한 상태를 이어갔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99억원, 1375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1604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삼성SDI가 3.51% 오르며 강세였고 현대차와 기아가 2%대 상승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약보합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