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랐다고 좋아하지 말라…경기 침체가 온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3.1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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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FOMC 의장제롬 파월 미국 FOMC 의장


뉴욕 증시는 16일(현지시간) 3년 3개월 만의 금리 인상과 예상보다 매파적인 제롬 파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장의 발언에도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55%, S&P500 지수는 2.24%, 나스닥지수는 3.77%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3일째 강세를 이어가며 3일간 3.40% 올랐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일째 오르며 각각 4.43%와 6.80% 반등했다.



이날 증시 강세에 대해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거나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이겨낼 만큼 강하다는 믿음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한 설명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증시 강세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이며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1월에 7.5%, 2월에 7.9%로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이어가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이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실상 미국 경제는 이미 취약해져 있다는 논리다.

이미 성장성이 훼손된 상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돌발 악재가 발생한 데다 증시마저 올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서 지금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경기는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마켓워치는 이번주 초에 로젠버그 리서치&어소시에이츠의 사장이자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로젠버그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 내용을 이날 보도했다.


로젠버그는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은 통상 경제에 부정적"이라며 "연준이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고 완만히 둔화시키는 데 성공한 경우는 역사적으로 4번에 1번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장단기 국채 금리차가 줄며 금리 곡선이 평평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매우 높은 데다 자본시장은 극히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국채 금리 곡선이 평평하다는 것은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로 향후 경제 성장세가 미미할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실질 금리야말로 경제 성장세의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가며 명목 채권 금리는 상승하고 있지만 실질 금리는 더 깊은 마이너스로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젠버그는 "주식시장을 보면 레스토랑과 자동차, 건설, 미디어 및 광고업종과 소형주 등 국내 경기를 반영하는 경기 민감주들이 일제히 전 고점 대비 10~20% 이상씩 하락했다"며 "이는 경기 침체가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가상승률이 지난 1월과 2월에 40년 만에 최고치를 이어간 데 대해서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내가 FOMC 위원이라면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지금은 금리를 인상할 때가 아니라고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정상화를 시작하려면 1년 전에 했어야지 지금은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을 더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즈호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알렉스 펠레도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들이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리는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보이는데 우리의 견해는 또 다른 정책 실수와 성장세에서의 실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서둘러 경기를 위축시키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콧 루스터홀츠는 CNBC에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과거와 매우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이번 금리 인상의 본질은 여전히 잘못 정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준은 올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성장 쇼크로 인해 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도 경기 비관론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의 기술주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데인리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기관투자가들과 만난 결과 "비관론이 해일처럼 쌓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만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중국 경기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으며 반도체주에 비관적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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