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지 증권부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체험형 매장이나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 대회처럼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곤 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경험을 통해 상품의 기능, 효과를 강조하기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는 가'하는 것이다. 2030들의 눈길을 끌어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재생산되길 바라는 것이다.
쇼핑업체들은 '콘텐츠 커머스'를 내놓고 편의점, 화장품 기업들은 NFT(대체불가토큰) 한정판매를 위시한 이벤트에 나선다. 수프라, BCC 등 메타버스 세계관을 도입하는 패션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PPL(간접광고)와 같은 숨겨진 광고보다 낫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경험 마케팅으로 '메가히트'를 쳤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유튜브 구독자, 트위터 팔로워 숫자가 상품 판매와 정비례하지 않는다. 기업들의 콘텐츠에 '좋아요'와 '공유'가 늘어난 것과 실제 구매에 나서는 것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이다. 놀이는 놀이에 그칠 때 가장 즐거운 법이다.
길거리에서 3초마다 보인다는 '3초백'이나 중고등학생들이 주로 입는다는 의미의 '일진패딩'은 누군가가 의도해서 만들어진 유행은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유행을 따르면 유행에서 벗어나게 된다(Fashion is made to become unfashionable)'는 코코샤넬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