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거리→이동한 만큼…택배보다 비싼 배달료 또 오른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2.03.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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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이 내달부터 배달료 산정 기준을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조정한다. 이는 라이더(배달원)들의 오랜 요구로, 배달료가 현실화 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커넥트를 통해 배달 거리 산정 기준을 '예상 이동 경로에 기반한 이동 거리'로 변경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내달 5일 경기도 등 지방 광역자치단체에 도입해 12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는 앞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과 협상을 통해 합의한 내용이다. 배민의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수행하는 라이더에 적용된다.

기존 배달료는 직선거리 기준 △500m 이내 3000원 △500m∼1.5㎞ 3500원 △1.5㎞ 초과 시 500m당 500원을 추가했다. 새 배달료는 내비게이션 거리 기준으로 △675m 이내 3000원 △675m∼1.9㎞ 3500원 △1.9㎞를 넘어서면 100m당 80원을 추가 지급한다.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중간의 건물이나 골목 같은 장애물은 인식이 어려웠다. 내비게이션을 기준으로 하면 같은 배송이라도 실제 이동거리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과금 구간을 조정했지만, 배달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소비자 부담 배달료 인상될까 촉각

배달료는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업주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한다. 배민1은 업주와 소비자가 함께 부담하는 금액 한도를 6000원으로 정했다. 6000원을 넘어서는 배달의 경우에 플랫폼이 추가금을 지불한다. 당장 거리기준 개편으로 인상되는 금액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배민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배달료를 현실화한 것"이라며 "이는 플랫폼이 부담하는 금액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배달료가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이 적자 경쟁을 하는 가운데 라이더에 부담하는 배달료가 늘면 결국 이를 업주와 소비자에 전가할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배민은 오는 22일부터 단건배달 배민1에 적용되는 업주 대상 프로모션을 중단한다. 기존 프로모션에서는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적용했지만, 중개 이용료 6.8%, 배달비 6000원(기본형) 등 3가지 요금체계를 적용한다. 다양한 선택지를 줬다는 배민 측 설명에도 업주들은 프로모션 종료 자체가 요금 인상 요인이라고 반발한다.

업계 선도적 위치를 갖는 배민의 움직임에 따라 배달료 산정 기준 변화가 업계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단건배달이 아닌 다양한 배달앱의 일반대행을 수행하는 바로고나 부릉,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사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아닌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배달료를 산정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대행을 수행하는 각 배달대행사가 영세한 경우가 많아 배달료가 오르면 이는 즉각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라이더 부족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배민의 배달료 개편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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