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악마의 니켈' 67% 폭등···니켈 곱버스 개미 '상폐·전액손실' 직면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홍순빈 기자 2022.03.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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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악마의 니켈' 67% 폭등···니켈 곱버스 개미 '상폐·전액손실' 직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니켈 가격이 하루만에 67% 폭등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니켈 가격에 거꾸로 베팅하는 2배 인버스 ETN(상장지수증권)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기초자산의 급등락으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국내 1호 ETN'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 (850원 ▼585 -40.77%)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으로 니켈선물 가격이 50% 이상 폭등하면서 2X인버스, 일명 '곱버스'인 이 상품은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됐고 이에 따라 지표가치가 0원이 돼서다.



지표가치란 ETN 1증권당 실질가치로 투자자가 만기 보유시까지 발행사로부터 상환받을 금액을 의미한다. 지표가치가 0이 됐다는 것은 더 이상 증권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전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67.22% 급등 마감했다. 니켈 선물 급등 여파에 이 상품이 추종하는 S&P GSCI Nickel 2X Inverse TR 지수는 -100% 하락했다.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와 같은 레버리지 ETN 상품은 기초자산 선물이 직전 정산가 대비 50%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면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이 -100%가 되면서 지표가치가 0이 된다.



하루 만에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원자재 가격이 50% 이상 오르는 일은 흔치 않은데 변동성이 심한 원자재에서 이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한 것이다. ETN은 기준가인 지표가격이 0원을 찍을 경우 추후 니켈 가격이 내리더라도 원금이 전액 손실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서 ETN 상품의 기초지수값이 0으로 끝난 것은 처음"이라며 "2020년에 괴리율이 과도하게 발생해 거래 정지가 된 경우가 있었지만 기초지수값이 0으로 끝나서 정지가 된 경우는 이번이 국내에서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거래 정지된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7억, 전일 지표가치총액은 25억6500만원을 나타냈다. 시총 17억원 전액 손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2020년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선물 ETN에 투자가 몰렸는데 당시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이 1000% 가까이 치솟으면서 원유 관련 ETN 종목 다수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 논란이 됐던 원유선물 레버리지 ETN은 기초지수 가격이 종가 기준 0원을 기록하지 않았고 해당 종목들은 상폐를 면한 뒤 현재 거래 중이다.

거래소 측은 "지수사업자인 S&P는 종가지수를 0으로 확정했기에 향후 지표가치가 복원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매매정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S&P 지수 사업자의 기초지수 처리 조치 등을 확인한 뒤 향후 상장폐지 심사 여부를 결정해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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