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공개한 티저영상 속 프로젝트TL의 모습. 리니지W와 리니지2를 적절히 섞어 구현한 듯한 모습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216,500원 ▲1,000 +0.46%)가 2017년부터 진행한 신작 '프로젝트 TL'은 5년간 '더 리니지'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2021년 실적발표 자리에서 엔씨는 '왕좌와 자유'(Throne and Liberty)라는, 다소 생뚱맞은 이름을 들고 나왔다. TL이 리니지와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공개된 티저 영상 속 TL은 리니지W와 리니지2 등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서 나온 공성전, 하늘 위를 나는 용 등이었다.
엔씨 모바일 매출 97%가 '리니지'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역시 이 같은 IP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수년간 여러 시도를 해왔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야심차게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블소2)는 시장에서 처참한 평가를 받으며 3달 늦게 출시한 리니지W의 15% 수준인 54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점점 '고인물' 게임으로 전락하는 리니지
엔씨소프트 2021년 실적. /사진=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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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역설적으로 신규 유저가 엔씨소프트 게임을 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리니지W의 국내 유저 역시 리니지에서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2M으로 옮겨 탔던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아시아지역으로 매출 확대를 노렸지만 대만을 제외하고는 신규 시장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도 없다.
이른바 '고인물 게임'의 역설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점점 강하게 묶이지만, 신규 유저들은 감히 시작할 엄두를 못 내는 진입장벽이 생기는 셈. '린저씨'는 있어도 '린린이'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린저씨마저 닫는 지갑…신규 IP가 절실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스1
이는 '집토끼'로 여겼던 리니지 고정고객들의 이탈과 관련 있다. 특히 유저들은 출시 100일이 갓 지난 리니지W에서 현금성 아이템을 리니지M, 리니지2M보다 빠른 속도로 공개·판매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프로젝트 TL로 가기 전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유저들로부터 나오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에서 부랴부랴 "TL과 리니지는 별도의 게임"이라고 선언하게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작 단계에서는 '더 리니지'였지만, 개발 단계에서 별도의 IP로 재탄생하게 됐다는 게 엔씨의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엔씨의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실제로 '프로젝트 TL'이 린저씨를 넘어 새로운 유저를 유치할 수 있는, 진정한 신규 IP로 거듭난 성과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