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김상조, 디스커버리펀드서 일부 손실...채이배도 투자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2.02.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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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주중대사./사진=머니투데이 DB장하성 주중대사./사진=머니투데이 DB


장하성 주중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사모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로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펀드 환매가 중단되기 전 환매를 신청하지 않았다며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장 대사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부실 사고가 발생한 펀드 투자와 관련해 사고 이후에 환매를 신청한 사실이 일절 없다"며 "따라서 환매금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추가 소명하고 조사도 받을 것"이라 밝혔다.



장 대사는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장하원 대표의 친형이다. 장 대표는 2016년 디스커버리를 설립해 2017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2년간 사모펀드를 팔았다.

펀드 사태는 2019년 2562억원 규모 펀드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 관리로 환매가 연기되면서 발생했다.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 11개 판매사에서 팔았다.



장 대표는 펀드가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장 대표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자산운용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투자자 리스트가 담긴 PC 파일을 확보했다. 파일에는 친형인 장 대사 부부가 2017년 7월 약 60억원을 투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해진다.

당시 장 대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상황이었다. 재산 공개 목록에 따르면 2018년 3월 특정 증권사에 장 대사 명의 예금 44억원, 장 대사 부인 명의 예금 14억원이 기록됐다. 경찰은 이 돈이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금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투자자 리스트에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약 4억원을 투자한 내용도 담겼다. 장 대사가 교수로 재직한 고려대 교수들과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정시장위원장)도 포함돼 있다. 김 전 실장과 채 전 의원 모두 펀드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피해자 단체는 자산운용사가 리스트 속 투자자들에게만 환매 중단 악재를 뀌띔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VIP 대접 받은 이들이 만일 내부 정보를 알고 대규모 환매 전 탈출했다면 남은 피해자들이 그들의 투자금을 보전한 셈 아닌가"라며 "폰지 사기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다수의 피해자는 폐쇄형 펀드에 투자했으나, 장 대사와 김 전 실장 등이 중간에도 자유롭게 입출금을 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에 투자했을 가능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개방형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피해자 단체는 디스커버리운용 사무실에서 리스트가 발견된 경위에 관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장식 변호사(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는 "판매사가 실명 리스트를 작성해 자산운용사에 넘겼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자산운용사가 리스트를 직접 작성해 판매사에 넘겼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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