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2일(현지시간) CNN·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25차 회의에서 내달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된 지난 2020년 580만 배럴가량 감산한 OPEC+는 지난해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에 나섰다. 올해 말이 돼야 기존 생산량 수준을 맞추게 된다.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노박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OPEC+그룹은 수요에 대한 잠재적인 변화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을 너무 빠르게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기존 증산 규모 유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CNN은 일부 산유국의 생산시설 부족과 지정학적 요인에 OPEC+가 미국의 추가 증산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하는 상황도 유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요인이 원유 시장 내 긴장감을 키운 가운데 OPEC+ 일부 산유국의 생산시설 부족, 증산 약속 불이행 등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요르나 톤하우겐 원유시장 책임자는 "시장에는 OPEC+가 그들이 합의한 증산 규모대로 생산하지 못할 거란 우려가 존재한다"며 "팬데믹 이전부터 이어진 산유국들의 부족한 투자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러시아 등의 원유 생산 능력이 축소됐을 거란 우려가 있다"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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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OPEC+ 산유국의 원유생산량은 이들이 명시한 목표치의 63%에 불과한 25만 배럴 증가에 그쳤다. 러시아와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가 원인이었다. 앞서 IEA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OPEC+ 전체 증산 규모와 맞먹는 36만 배럴을 덜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자체 조사에서 OPEC 13개 회원국의 지난달 증산량은 하루 5만 배럴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리비아 내전 여파로 리비아에서 하루 14만 배럴이 덜 생산돼 전체 증산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OPEC+의 생산 차질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벤 케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적 침공 가능성이 원유 시장을 과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긴장 상황에서 (산유국의) 생산 차질은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치솟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월까지 브렌트유가 120달러, WTI 117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도 여름철 브렌트유 전망치를 100달러로 상향해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