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 잡자" 시작한 무료배달 이제 안녕…쿠팡이츠 '계획된 적자' 끝낸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2.02.03 04:05
글자크기
"B마트 잡자" 시작한 무료배달 이제 안녕…쿠팡이츠 '계획된 적자' 끝낸다


쿠팡이 운영하는 배달플랫폼 서비스인 '쿠팡이츠'가 서비스 초기 제공했던 프로모션들을 잇달아 종료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퀵커머스 서비스인 '쿠팡이츠마트'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배달 서비스 지역에 제공하던 무료배달 프로모션을 일부 종료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 도입 후 반년 만이다.



이번에 프로모션이 종료된 곳은 강남·역삼·신논현역 인근과 잠실·석촌·송파역 인근 등으로 모두 주문량이 많은 곳이다. 프로모션 종료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주문 시 기본 배달비 2000원이 적용되며 3만원 이상 주문해야 무료로 배달받을 수 있다. 이 외 지역에선 프로모션이 유지된다.

쿠팡이츠마트는 최소 주문 금액 없이 어떤 상품을 주문해도 무료 배달이 가능한 데다가 배달 소요 시간이 5~15분으로 짧다는 점 덕분에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왔다. 실제 주문 폭주 영향으로 프로모션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송파 기준 배달 소요 시간이 40~50분으로 늘기도 했다. 쿠팡이츠마트는 쿠팡이츠가 직고용한 직원을 통해서만 배달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배달 소요 시간이 최대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쿠팡이츠가 주문량이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종료한 것도 결국 해당 지역에서 인지도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퀵커머스 선두 주자인 배달의민족 'B마트'를 따라잡기 위해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이어왔지만 이제 쿠팡이츠마트가 해당 지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인 만큼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따라서 나머지 지역에서도 프로모션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마트를 정식 사업으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마트가 서비스지역을 송파로 시작해 서초·강남·강동으로 범위를 점차 확장하긴 했지만 무료 배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확대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로모션 종료로 수익성 실현이 가능해져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쿠팡이츠도 2019년 5월 서비스 도입 당시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운영한 바 있지만 쿠팡이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차츰 프로모션 혜택을 줄인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에 제공했던 주문 중개수수료·배달료 프로모션도 이날까지만 운영하고 오는 3일부터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엔 주문 중개수수료 건당 1000원, 배달비 건당 5000원 등 혜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수수료 일반형 △수수료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포함형 등 4가지 형태로 수수료를 적용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쿠팡이츠 등 주요 사업을 하나둘 수익 모델로 전환하면서 적자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진 '계획된 적자'를 통해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시장 내 안정적인 사업자로서 자리매김한 지금 수익성 실현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진 배달의민족을 따라잡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쿠팡이츠지만 이제는 시장 내 입지가 튼튼해진 만큼 수익성 실현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프로모션을 없앤 만큼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에 쿠팡이츠만의 차별점을 드러내는 전략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