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까지 안전하게 모십니다"…세계 흔들 백신 개발 이 기술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1.3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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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약물과, 이를 싣고 몸안으로 '살려서' 전달할 수 있는 LNP(지질나노입자) 기술을 접목해 개발된 백신이다. 국내에선 아직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성 소식이 요원하다. mRNA 약물 기술도, 나노 기술도 갖췄지만 '접목'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mRNA 코로나19 백신은 유전자 치료제 형태다. mRNA가 체내에 주사될 경우 면역반응 때문에 깨지는 특성 탓에 백신으로 개발할 수 없었다. 나노기술 LNP가 해법을 찾았다. 캡슐처럼 mRNA 약물을 감싸 보호하며 전달하는 '캐리어' 역할을 했다. 그 결과 mRNA를 백신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한국은 유전자 기술 강국이다. mRNA 관련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체내주사를 하면 성분이 깨진다는 한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LNP 기술도 이미 존재한다. 바이오 기술도 좋고, 나노 기술도 좋은데 '접목'이 안돼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최근 바이오·제약 업계의 트렌드는 '접목'이다. 약물기술도, 나노기술도 발전할 만큼 발전한 포화상태다. 새로운 혁신을 위해선 두 기술을 접목시켜야 한다. 이게 나노의약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LNP기술을 적용한 백신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최근 부랴부랴 LNP 기술을 적용하려는 추세다.



LNP기술과 약물 기술을 접목한 전문기업 무진메디는 다양한 약물을 LNP에 탑재해 효과적으로 체내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아주대 약학과 교수가 LNP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6년 세운 회사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유전자가위' 기술과 LNP 기술을 접목시킨 대장암·췌장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유전자가위는 질병을 일으키는 '이상 유전자'를 잘라주는 단백질이다. 유전자가위가 체내에 침투해 어떤 유전자를 자르냐가 중요하다. '가이드RNA'는 유전자가위 단백질에 어떤 유전자를 편집할지 '가이드'를 해준다. 가이드RNA는 질병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무진메디는 대장암·췌장암을 고칠 수 있는 가이드RNA를 발굴했다.

유전자가위와 가이드RNA도 mRNA처럼 체내에 흡수되면 곧바로 깨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무진메디는 직접 개발한 LNP에 유전자가위와 가이드RNA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주사로 체내에 투입하면 약물성분을 과도하게 투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원하는 질병을 표적 전달 할 수있다.


치료제를 본격 생산하려면 공식인증을 받은 무균약물제제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생산시설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무진메디는 지난해 9월 경기 하남 본사를 분양 받아 이전하고 GMP 시설 공사를 진행중이다. 완공 후 본격적인 임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진메디는 자금조달을 위해 1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진행중이다.

윤태종 무진메디 대표는 "한국판 모더나, 한국판 화이자가 나오는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LNP 기술을 활용한 '다음 백신·치료제'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RNA에 LNP기술을 적용한 성공사례가 나왔으니, 단백질의약품이나 케미칼의약품에도 LNP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윤태종 무진메디 대표/사진=김평화 기자윤태종 무진메디 대표/사진=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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