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자 가족과 연 끊은 中 사업가…폐지 줍는 노숙자로 발견됐다

머니투데이 김동한 기자 2022.01.2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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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안천(姜元陳·75) /사진제공=웨이보 캡처장위안천(姜元陳·75) /사진제공=웨이보 캡처


과거 여러 기업체를 거느리며 중국의 경제리더로 불렸던 천만장자가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중국 매체 명보는 지난 23일 성룡발식품공업 유한공사 전 회장 장위안천(姜元陳·75)이 중국 관둥성 선전시 일대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지난 20일 지역 공익단체 '랑아이휘자'는 선전시에 위치한 한 공원 벤치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장위안천을 구조했다. 발견 당시 장위안천은 일정한 주거지가 없었고 폐지를 주우며 생활하고 있었다.



구조 후 랑아이휘자는 장위안천의 신원을 조사했다. 그 결과 그가 불과 몇 년 전까지 여러 곳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장위안천은 산둥성 옌타이에서 의류회사를 차려 성공한 뒤 홍콩과 선전에 식품제조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직원 수는 무려 수백여 명에 달했다.



특히 2014년엔 선전시 성룡발식품공업 유한공사, 선전시 성룡달식품 유한공사, 연변 용달식품 유한공사 세 곳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때 언론에서는 장위안천을 차세대 경제리더로 주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공격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했던 게 악수가 됐다. 장위안천은 2017년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파산했다. 이에 기업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게 됐다.

결국 그는 지난 2020년 거리에 나앉게 됐다. 그때부터 쓰레기통에서 모은 폐품을 팔고 행인들에게 구걸해 끼니를 때우며 살았다.


이런 사연을 확인한 랑아이휘자는 장위안천을 가족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그의 전 부인과 두 자녀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유는 1990년대 한창 성공 가도를 달리던 장위안천이 먼저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채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장위안천의 전 부인은 "남편이 홍콩으로 이주한 뒤 가족들과 인연을 끊었다. 그동안 남편이자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제 와서 그를 집으로 다시 데려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1일 자녀들은 장위안천을 다시 데려오기로 결정해 그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들은 "아버지가 이렇게 초라하게 지내는지 몰랐다"며 "지난날의 아픔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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