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가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 힐즈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배우의 골든글로브 시상은 오 배우가 최초다. (뉴스1 DB)2022.1.10/뉴스1
노구치 교수는 다양한 통계를 들며 "한국은 일본보다 풍요로운 나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인당 GDP(2020년 기준)가 일본(4만146달러, 한화 4817만원)이 한국(3만1496달러, 3780만원)보다 아직 높으나, 문제는 '성장률'"이라며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에 2배 이상 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일본은 2000년부터 경제규모가 20년간 1.02배 늘어난 것에 비해 한국은 2.56배 성장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최근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23위, 일본은 31위로 차이가 난다.
'이러다 한국에도 뒤진다'는 일본의 자성 속에 나온 몇몇 통계는 뜯어보면 사실 한국에게는 뼈아픈 부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2020년 평균임금은 일본 3만8515달러, 한국 4만1960달러로 한국이 앞선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을 보면 한국이 4만2381달러, 일본이 4만232달러로 한국인의 평균 소득이 일본인보다 5%가량 높다. 경제규모에 비해 이처럼 임금이 일본에 비해 한국이 높다보니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에서 뒤지기 마련이다.
대표적 빈부격차 지표인 지니계수(2017년 기준)의 경우 한국(0.355)이 일본(0.308)보다도 높다. 자살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인 빈곤율(2016년 기준)을 따져보면 한국이 48.6%인데 비해 일본은 19.4%에 그친다. 집값이 뛴 최근 몇년간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상황에서 골목에서 박스를 줍거나 폐지가 담긴 카트나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가는 어르신을 본 기억이 최근에 더 늘지 않았던가.
다시 일본과의 비교로 돌아오면 일본과의 경쟁에 우위에 섰다는 근거로 이른바 K-컨텐츠의 위력을 떠올리곤 한다.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하고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의 전세계 1위 컨텐츠로 부상한데 이어 출연배우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까지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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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영화의 소재가 일본과 비교되는 통계수치에 가리워진 한국의 극단적인 빈부격차와 무한경쟁에 짓눌리는 사람들을 다뤘다는 점을 떠올리면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기생충이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할때 "영화 '기생충'이 서울의 반지하 삶을 반영해 빈부 격차 문제를 다뤘다"고 언급했었다. 일본과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스스로 비교해온 한국이 몇몇 지표에서 일본에 앞섰다는 우월감에 도취되기엔 너무 이르다. 오징어게임의 1번 오일남(오영수 분)의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러다 다 죽어'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