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880억 횡령' 재무제표에 "특이점 없다"고 한 인덕회계법인...금감원 "모니터링"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김평화 기자 2022.01.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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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2년간 내부 감사인력 절반으로 줄여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이 회사에서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횡령금액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준으로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다. 2022.1.4/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이 회사에서 자금관리 직원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횡령금액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준으로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다. 2022.1.4/뉴스1


금융당국이 1880억원 규모 횡령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대해 특이점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인덕회계법인의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책임을 따져보고 있다. 또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2년여간 내부 감사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내부통제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880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와 지정 감사법인이었던 인덕회계법인의 2021년 3분기 재무제표 허위 제출 의혹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금감원은 회계조사 및 감리 절차 등을 밟을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덕회계법인과 자유수임 계약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2020년에는 지정감사로 삼덕회계법인 단기 계약을 맺었다가 2021년부터 다시 인덕회계법인과 3년 자유수임계약을 맺은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1년 3분기 재무제표를 올린 시점은 11월15일이다. 당시 분기보고서엔 인덕회계법인 대표이사의 검토보고서가 함께 첨부돼 있다.



인덕회계법인은 "오스템임플란트의 2021년 9월30일까지 요약분기재무제표를 검토했다"며 "그 결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034호 '중간재무보고'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하지 않은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토의견을 제출했다. 다만 "분기보고서 검토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수행되는 감사보다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감사의견은 표명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때가 이미 자금담당 직원 이 모씨의 1880억원 횡령이 발생한 시점이라는 데 있다. 이 씨는 횡령한 돈으로 10월1일 동진쎄미캠 주식 143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하루동안 1개의 증권 계좌에 현금을 '몰빵' 한 뒤 동진쎄미캠 주식 391만7431주를 사들였다. 아무리 늦어도 9월말까지 회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계좌로 현금을 옮겨놓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이 씨가 회사 내부에 적립해 둔 약 250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 일부를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금 담당 직원이 횡령을 목적으로 허위 잔액증명서를 만들고 (금감원 등에 제출용인) 공문서도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검토한 회계법인이 회사에 제대로 자료를 징구하고 비교대조 했는지 여부, 회사측의 허위공시 가능성 여부도 다각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관리 및 내부회계통제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을 경우 상장사 감사인 등록 취소도 가능하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건이 회사의 내부통제관리 미흡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우선 이 회사는 최근 2년여간 내부 감사 인력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감사실 직원은 2019년 초 22명에서 11명(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 8월18일 이후 보고된 오스템임플란트 감사실의 활동은 전혀 없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 삼일회계법인에 용역을 맡겨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최근 분기보고서에는 내부회계관리자가 제시한 문제점이나 의견, 개선대책 등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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