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 이지항 교수, "콘텐츠 창작으로 예술적 경험 창조"

머니투데이 송하늘 기자 2021.12.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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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휴먼지능정보공학과 이지항 교수상명대학교 휴먼지능정보공학과 이지항 교수


상명대학교 경영대학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아트(Arts)와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융합한 MBA 과정을 개설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아트앤테크놀로지(Arts & Technology) MBA 과정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2021 인공지능(AI) 연계 콘텐츠 혁신인재 양성 사업' 플랫폼 기관으로 선정, 상명대는 AI 연계 콘텐츠 분야를 견인할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콘텐츠 관련 산업을 이끌 창의 융복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공학계열, 문화예술 및 스포츠계열, 경영계열 교수진이 아트앤테크놀로지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휴먼지능정보공학과 이지항(사진) 교수를 만나 '인공지능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최근 심층 인공신경망 기반 딥러닝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I) 분야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다양한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이 상업화되면서 AI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다.

딥러닝의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게임 에이전트(딥마인드), 자동 번역(구글, 페이스북), 자율 주행(테슬라, 구글, 현대자동차), 휴머노이드 로봇(보스톤 다이나믹스) 등 공상과학영화에서 볼 법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에 걸쳐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여러 서비스가 AI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글쓰기, 작곡, 미술 등 창작 영역에서 AI 기술이 접목되는 추세다.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는 시각 지능 기반의 예술 분야다. 구글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미술 작품 창작 AI 개발에 성공했으며, 화가들의 화풍을 반영한 여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들은 구글 본사에서 진행한 전시회 등을 통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덜란드 대학과 공동으로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렘브란트의 작품을 분석, 렘브란트 화풍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들을 창작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딥러닝 기반의 미술 작품 창작 기술들은 알고리즘 형태로 공개돼 비전공자, 비개발자들도 손쉽게 미술 작품 창작을 시도할 수 있다.
상명대 이지항 교수, "콘텐츠 창작으로 예술적 경험 창조"
언어 지능 기반의 창작도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딥러닝을 이용해 수많은 언어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글쓰기 창작을 주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인간보다 더 완벽한 기사를 작성한 듯한 OpenAI사의 GPT-3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AI가 작성한 가짜 기사가 워낙 정교해 자칫하면 인간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언어 인공지능 모델 공개를 철회한 에피소드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구글은 로맨스 소설 인공지능 작가 등을 개발 중이다. 또한 OpenAI가 공개한 GPT-3 기반 인공지능들은 작가들의 문체와 화법을 정교하게 재현해 기사, 소설, 시, 그림에 대한 서평 작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 모델은 단어들의 연속적인 패턴을 시퀀스로 바라보고 학습한다. 맥락에 따라 현재 단어의 앞뒤에 위치할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들을 선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렇게 시퀀스를 학습·창작하는 개념을 음악에 적용하면서 작곡이 가능한 AI도 등장했다.

지난 2016년 룩셈부르크에서 만들어진 AI 작곡가 아이바(Aiva)는 이미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고 두 장의 클래식 음반을 발매했다. 현재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작곡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OpenAI는 JukeBox를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의 작곡을 진행할뿐만 아니라 특정 아티스트의 스타일로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까지 도달했다. 더 나아가 시퀀스 학습에 특출난 능력을 선보인 언어 모델을 바탕으로, 춤과 무용 동작을 생성하고 다양한 콘텐츠에 적용하는 사례를 도출했다.
상명대 이지항 교수, "콘텐츠 창작으로 예술적 경험 창조"
이 교수는 "콘텐츠가 가진 매력과 저력을 보면, AI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고 여러 분야와 융합해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아주 높은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가상·증강현실 기반의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어 산업-경제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되고 있다. 4차산업 혁명 핵심 기술인 AI를 문화·예술 분야에 접목하고 융합 프로젝트를 시도한다면 국내 예술·문화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기술이 실제 문화 예술 종사자 및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대체하기 보다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보조하고, 새로운 문화 영역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인간 중심 문화예술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지향한다"며 "AI 기술 기반의 콘텐츠 창작 능력 자체는 인간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품을 모사하거나 다채롭게 변형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따라서 기존 작품들을 바탕으로 AI가 제시하는 창작물은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시도를 위한 마중물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AI 기술은 예술적 작품의 창작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명대 Art & Technology MBA는 AI 기술 기반 콘텐츠 창작 교육은 물론 일반인과 문화예술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이 문화예술 체험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음악, 무용 등 실기 위주의 교육이 온라인에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방식은 일방적, 단편적, 획일적인 경우가 많다"며 "AI 기술을 이용해 교육생의 올바른 수행 여부와 현재 교육 만족도, 감성 상태를 확인하고 효과적인 문화 예술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시도를 위해서는 우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예술가 집단, 인간의 예술적 경험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가진 인문학자, 사회과학자들과 연합해 AI 융합 기술을 선보이고, 기술자·연구자 집단이 컨소시엄을 이뤄 융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협업을 통해 AI-문화예술 연합에 대한 필요 사항을 논의하고, AI 기술을 예술가 또는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용 가능한 저작 도구, 애플리케이션 관련 기능과 목적, 제작, 사용성 등을 망라한 통섭적 연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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