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키오 토요다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탄소중립의 실현을 향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 상품 전략'에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토요타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자동차는 전날 '탄소중립의 실현을 향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 상품 전략'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2030년까지 총 30종의 전기차(BE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14일 아키오 토요다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탄소중립의 실현을 향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 상품 전략'에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토요타
토요타
지난해 12월 아키오 토요다 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일본 정부가 가솔린차 신차 발표 중단을 고려하자 "이대로면 일본에서 차를 만들 수 없게 된다"며 "자동차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본은 화력발전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 만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들이 전기차를 내놓기 시작한 올해 9월엔 혼다·야마하·이스즈 등의 최고경영자와 함께한 일본 자동차 제조업협회 정기회의에서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가장 큰 방해요소는 이산화탄소일 뿐 내연기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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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2030년까지 정부의 순수 전기차 정책으로 일본은 550만 개의 일자리와 800만 대의 자동차 생산량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유럽에서 영감을 얻은 '친환경 제조 목표'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토요타코리아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AP어게인에서 '2022년형 뉴 캠리'를 선보이고 있다. '뉴 캠리'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3669만원부터 4357만원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또 "어떤 해결책이 최선인지 예측하거나, 특정 방법만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등 이용자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공코자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1위 기업이 전동화 전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국제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영국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은 세계 유명 기업과 로비 조직 500여 곳으로부터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를 통해 토요타를 '기후변화 대응 훼방꾼' 3위 기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전동화 전략 발표했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 중심…"과거에 머무르다 전기차 주도 못했다"
(서울=뉴스1) = 19일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 전시관에서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중국 마커스 헨네 법인장이 제네시스브랜드의 GV70 전동화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GV70 전동화 모델은 내연기관 GV70의 파생 모델로 기존 모델의 실내 거주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의 뛰어난 동력성능과 각종 신기술이 적용돼 높은 상품 경쟁력을 갖췄다. (제네시스브랜드 제공) 2021.11.19/뉴스1
전략 발표 방식도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과 비슷했다. 판매량이 적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동화를 먼저 실현하고, 지역별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100% 전동화 시점을 2030년으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2035년 유럽지역에 전기차·수소차만 판매하고, 2045년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토요타는 이날에도 타 브랜드들과는 달리 명확한 100% 전동화, 탄소중립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하이브리드 판매 중심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 2030년 친환경차 판매 목표 800만대 중 450만대는 하이브리드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아키오 사장은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를 강요하면 소비자들이 매우 불편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은 매우 다양화된 마켓이다. 이런 시장에서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좋은 해답이 되진 못한다"고 강조했다.
시기는 늦었지만 1위 기업인만큼 빠르게 전기차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세계 시장을 제패했던 과거에 머무르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다"면서도 "연구개발 등 기업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빠르게 전기차·수소차 수준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